전환사채(CB)와 관련한 잠재적인 신주 물량 부담이 HMM 주가 향방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잘나가던 HMM…CB 전환 신주 물량 주의보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HMM은 3.20% 오른 2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HMM은 최근 이틀간 조정받아 이날은 오전 한때 6.23% 급등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증권가에서는 HMM이 발행한 CB의 주식 전환 물량이 시장에 풀린 게 반등에 걸림돌이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HMM은 지난해 12월 2400억원어치 CB를 공모로 발행했다. 이 CB의 전환 가능 주식 수는 최대 1868만 주다. HMM에 따르면 이 중 1401만 주에 대한 전환 신청이 접수됐고, 이 가운데 1000만 주가 이날 처음으로 장내 매도가 가능해졌다. 1401만 주는 기존 유통주식 수의 4.3% 해당하는 규모다.

잔여 물량 467만 주의 주식 전환 청구 가능 기간은 오는 5일이다. 전환가액(1만2850원)보다 현재 주가가 훨씬 높은 상태여서 이 물량도 전환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후 풀릴 수 있는 별건의 메자닌 물량은 더 막대하다. 6월 만기가 돌아오는 산업은행 CB의 전환 가능 주식 수는 6000만 주다. 기존 상장 주식의 18.4%에 달하는 물량이다.

산업은행은 6월 만기 CB를 주식으로 전환할지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증권가에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업은행 등 공공기관이 보유한 HMM의 장기채 메자닌 물량은 최대 6억1965만 주에 달한다”며 “이 물량을 전환하지 않으면서도 특혜 시비를 피하기 위해 6월 만기 물량까지는 전환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산업은행이 6월 만기 물량을 주식으로 전환해 장내 매도하면 주가에 미치는 충격이 크기 때문에 이는 피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HMM을 매각할 때 이 채권까지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엄 연구원의 예측처럼 공모 CB만 풀리면 늘어나는 주식은 기존 유통주식 수의 5.7%다. 이 경우 주가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펀드매니저는 “해운업 전망과 밸류에이션이 좋기 때문에 5% 남짓 물량은 새로 풀려도 주가에 주는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