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 장기채 금리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빠른 경기회복세와 물가상승 기대를 고려할 때 장기금리가 현재의 수준에서 반락할 것으로는 여겨지지 않는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 방안도 결국은 장기금리를 상승 유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경기 사이클 회복이 견인하는 장기금리 상승 국면에서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로 금융업종을 제시한다.

최근 장기금리가 꾸준하게 상승하는 요인은 두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우선 코로나19 백신의 효과에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겹치며 하반기 이후 경기회복 속도가 매우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자리잡고 있다.

두 번째 요인은 물가상승 기대심리에 대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미온적인 태도다. 물가상승 기대심리가 원자재 가격을 자극하면 이것이 다시 물가상승 기대심리를 부추기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인위적인 경기부양과 대응 없는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존재하는 한 장기금리는 지속적으로 상승 압력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종은 전통적으로 금리 상승 환경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왔다. 사업 모델 자체가 금리 변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구조다. 은행주의 경우 장기금리가 상승하면 예대마진이 확대되면서 수익이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장기금리의 꾸준한 상승이 기대되는 국면이라면 금융업종에 우선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금융업종에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는 실적 모멘텀이다. 작년 상반기 금융업종 실적은 부실자산에 대한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이 급증하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현재의 경제여건을 고려할 때 올해는 작년과 같은 일회성 실적 충격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된다면 올해 상반기 금융업종은 실적 측면에서 상당히 큰 모멘텀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금리상승 수혜·실적 모멘텀…금융업종 주목
금리 및 경기 사이클에 대한 민감도만을 고려해 금융업종 중에서도 은행주만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를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현재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고려하면 역시 다양한 금융업종을 담은 분산된 ETF가 보다 합리적인 대안일 것으로 판단한다. 미국의 금융업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ETF로 ‘Financial Select Sector SPDR ETF(XLF US)’를 제시한다. XLF는 미국에 상장된 대형 금융주를 중심으로 투자한다. 업종별 투자 비중은 은행 47%, 보험 30% 등이다.

김도현 <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