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인 2020년 3월23일은 뉴욕 증시가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급락해 바닥을 찍었던 날입니다. 당시 2월 중순부터 5주간 S&P 500 지수는 34% 폭락했고 3월23일 2337.40을 저점으로 이후 1년간 76% 올랐습니다.

중요한 건 앞으로일 겁니다.

이렇게 크게 떨어진 뒤 대폭 반등한 다음해 S&P 500 지수는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요?

LPL파이낸셜에 따르면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30% 이상 약세장에서 급반등한 경우가 다섯 번(1970년, 1974년, 1987년, 2002년, 2009년) 있었습니다. 첫 해 컴백 랠리의 평균 상승률은 40.6%였지만 두 번째 해에는 16.9%로 낮아졌습니다. 특히 두 번째 해에는 큰 폭의 조정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009년 컴백 랠리에 이은 2010년의 경우 지수가 1년간 15.9% 올랐지만 한 때 17.1%까지 떨어진 적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두 번째 해 발생했던 조정 폭은 평균적으로 10.2%에 달합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코로나 재확산에 흔들리는 뉴욕 증시

이는 사례를 좀 더 넓혀봐도 비슷합니다. 에버코어ISI가 1950년대부터 'V'자 형태의 상승장이 나타난 해를 조사했더니 모두 11차례 있었습니다. 11차례의 경우 두 번째 해의 상승폭은 평균 12.7%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지속된 상승은 역시 쉽지 않았습니다. 평균적으로 9.8%에 달하는 조정을 겪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크리스 하이지 최고투자책임자는 "큰 폭의 반등장 뒤 두 번째 해에는 통상 상당한 변동성(Choppiness)이 나타난다. 올 들어도 벌써 나스닥 100 지수 기준으로는 10% 내린 적이 있다. 이런 변동성은 주식 포지션 교체가 계속되면서 올해 내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벌써 지수 아래에선 대규모 로테이션(순환매)가 이뤄지고 있다. 가치주와 경기민감주로 이동하면서 성장주 비중이 높은 지수가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올해 전반적인 변동성이 지속되겠지만 우리는 로테이션이 균형을 찾고 무엇보다 기업 이익 상승세가 나타나면서 연간으로 긍정적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코로나 재확산에 흔들리는 뉴욕 증시

23일(현지시간) 두 번째 해의 첫 거래가 막을 올렸습니다. 역시 변동성이 나타났습니다. 전날 올랐던 기술주들이 약세로 돌아섰고 경기민감주, 특히 여행주도 급락했습니다. 카니발(-7.8%)과 노르웨이크루즈(-7.2%), 아메리칸항공(-6.6%), 유나이티드항공(-6.8%) 등이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캐터필러도 3.4% 하락했고 의류업체 갭은 거의 8% 떨어졌습니다.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 재확산으로 다시 봉쇄를 시작하거나 경제 정상화 계획을 연기하고 있는 데 따른 겁니다. 세계 보건기구(WHO)는 이날 전염성이 높은 변종 바이러스가 계속 확산되면서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새로운 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에서도 매일 250만 명이 백신 접종을 하고 있는 가운데 봉쇄 완화로 인해 이날도 21개 주에서 신규 감염자가 증가했습니다. 또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가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 백신의 임상시험 결과에 날짜가 지난 정보가 포함됐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도 걱정을 키웠습니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에서 이런 우려가 가장 잘 확인됐습니다. 경기 정상화 기대감에 가장 미리 급등했던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이날 배럴당 6.2%(3.80달러) 내린 57.76달러로 떨어졌습니다. 60달러 선이 무너지면서 지난달 5일 이후 최저가까지 밀렸습니다.

기술적으로도 S&P 500 지수는 4000을 돌파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문만 두드리고 있습니다. S&P 500 지수로 4000은 대략 주가수익비율(PER) 20~21배 수준인데 기업 실적이 확인되지 않는 한 이를 잘 넘기 힘들다는 분석입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코로나 재확산에 흔들리는 뉴욕 증시

그동안 불안감의 근원이었던 금리는 안정세를 이어갔습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연 1.62%까지 떨어졌고, 30년물도 연 2.33%대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하루에만 7bp 이상 하락했습니다.

Fed가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SLR)을 폐지하기로 했지만, 이는 장기 국채 금리보다는 단기 국채에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지난해 미 재무부는 단기물 발행을 대거 늘렸고 은행들도 단기물을 많이 매수한 때문입니다. 10년물 금리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하원 금융위원회 증언에서 "SLR 조정이 금융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언급하긴 아직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금리는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한 채권 트레이더는 "지난주 금요일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금리가 너무 갑자기 급등하는 바람에 반발 매수가 유입되고 있어 다시 연 1.4%대까지 내려갈 것이란 얘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이날 미 재무부가 실시한 2년물 입찰은 잘 끝났습니다. 사상 최대액인 600억 달러가 입찰에 부쳐졌는데 낙찰 금리는 예상됐던 0.152% 수준에서 형성됐고, 응찰률은 2.542배로 최근 평균인 2.52배를 웃돌았습니다. 이는 24, 25일 이어질 5년물, 7년물 입찰도 부드럽게 진행될 것이란 기대를 낳았습니다.

또 다른 월가 관계자는 "국채 금리는 상승할 재료는 모두 노출됐다"며 "올해 금리가 경기 회복과 함께 연말 2%까지 오를 수 있지만 지난 몇 주처럼 크게 상승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먼저 Fed는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조정 등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낱낱이 밝혔습니다. 또 인플레이션 예상치도 다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조 바이든 행정부의 부양책과 인프라딜도 규모가 다 나왔습니다. 이 관계자는 "통화정책은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고 인플레가 2분기부터 3% 안팎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도 모두 알고 있다. 부양책 규모도 대략 다 나왔다. 지금은 금리가 상승할 재료보다는 하락할 재료가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날 하원에서 "우리는 올해 물가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한다"면서도"인플레이션이 미치는 영향은 특별히 크거나 지속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코로나 재확산에 흔들리는 뉴욕 증시

금리 안정 요인으로는 일본 투자자가 돌아올 것이란 기대도 작용합니다. 모건스탠리는 그동안 국채 매도세가 주로 일본에서 나왔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지난 1월부터 미국 국채 매도가 집중됐던 시간을 조사해보니 일본 채권시장 개장 시간에 몰려나왔다는 겁니다. 이게 최근 금리 상승을 부른 원인의 85%를 차지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매튜 혼바 채권전략가는 일본 금융사들의 회계년도가 3월 말로 끝나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일본에서의 채권 매도가 4월이면 더 이상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채권에 투자할 때 환헤지 용도로 쓰이는 미 국채 3개월물 금리가 (Fed의 제로금리로 인해) 0.01% 수준으로 매우 낮은 점을 감안할 때 지금 미 국채 10년물을 살 경우 최근 10년래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상황입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코로나 재확산에 흔들리는 뉴욕 증시

또 웰스파고는 3월말, 연기금들의 1분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앞두고 상당한 채권 매수세가 있을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주식 6대 채권 4로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는 펀드들이 최근 채권 가격 하락으로 인해 포트폴리오가 6.3대 3.7 수준으로 바뀌면서 주식을 팔고 채권을 사야하는 수요가 생겼다는 겁니다. 웰스파고는 이를 약 250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했습니다.

이런 연기금들의 리밸런싱은 1년 전인 지난 3월23일 바닥의 형성에도 상당한 공헌을 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당시 금리가 크게 하락하면서 채권 값이 오르고 주가는 급등하는 통에 상당한 주식 수요가 나타났다는 겁니다.

물론 최근 기조적인 채권 하락세로 인해 6대 4 운용전략 자체에 대한 의문이 생기고 있어 이런 수요가 다 발생할 것으로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유럽을 중심으로 불거지고 있는 코로나 재확산 위험도 경기 회복을 지연시켜 금리를 떨어뜨릴 수 있는 위험으로 꼽힙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코로나 재확산에 흔들리는 뉴욕 증시

채권 시장은 안정되고 있지만 코로나 재확산세와 높은 밸류에이션이 다시 상승장 시작 1주년을 맞은 뉴욕 증시의 발목을 다시 잡고 있습니다. 인베스코의 세바스천 맥키 펀드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리플레이션 테마가 몇 가지 장애물에 부딪히고 있다. 경제는 회복되고 있지만 우리가 너무 앞서서 움직였던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사실 은행주와 에너지주, 항공주나 크루즈주 등도 최근 몇 달 새 너무 많이 올랐다"며 "아직 경기 재개가 안 된 상황에서 코로나가 재확산되면 주가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지난 1년간 지수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 지수가 126% 올라 가장 크게 상승했고 S&P 500 에너지업종 지수도 102% 올랐습니다. 이는 나스닥 100 지수 및 S&P 500 기술주의 87%보다 높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코로나 재확산에 흔들리는 뉴욕 증시

점점 부상하고 있는 증세 논쟁도 증시 불안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행 21%인 법인세율을 28%로 올리는 방안, 무형자산을 통한 역외 소득에 대한 최저세율(GILTI)을 현행 10.5%에서 21%로 인상하는 방안 등을 공약해왔습니다. 또 주식·부동산 등의 양도 차익에 매기는 자본이득세 최고세율은 현행 20.0%에서 39.6%로 약 두 배 올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이날 하원 증언에서 "경제가 다시 강해지면 인프라와 연구개발 등에 투자를 확대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세금 인상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코로나 재확산에 흔들리는 뉴욕 증시

골드만삭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공약한대로 증세 계획을 완전히 이행할 경우 S&P 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이 9% 가량 감소시킬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2022년 S&P 500 기업들의 EPS를 197달러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증세로 이익이 3% 감소하는 경우를 가정한 겁니다. 이를 기반으로 S&P 500 지수가 올해 말 4300, 내년 말 4600에 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익이 9%까지 줄어들면 골드만삭스의 S&P 500 전망치도 내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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