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주춤하자 장외시장으로 몰려가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기업공개(IPO)를 앞둔 비상장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벤처업계 "장외시장 좋은 기업 많지만…지금은 과열 상태"
18일 코스피지수는 0.61% 오른 3066.01에 마감했다. 연초부터 3000선 안팎을 오르내리며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반면 장외시장은 유례없는 활황이다. 투자금이 기대수익이 낮아진 주식시장에서 장외시장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거래소 비상장에 따르면 숙박예약 업체인 야놀자 주가는 올해만 273.3% 올랐다. 최근 한 달 동안만 두 배가 오르면서 시가총액이 7조2947억원으로 불어났다. 마켓컬리도 올해 113.7% 뛰었다. 주가는 5만7000원대인 데 비해 호가가 8만~10만원이어서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더 크다. 장외주식도 유동성 효과로 올랐다는 얘기다. 마켓컬리는 작년 초 주가가 1만8000원 수준이었다. 1년 새 세 배가 뛴 것은 밸류에이션 측정이 어려운 장외주식 특성 때문이다. 투자 열기가 일정 기간 지속되면 주가가 급등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벤처업계에서도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한 벤처캐피털(VC) 관계자는 “좋은 기업은 많지만 밸류에이션을 보면 투자가 망설여진다”고 했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장외주식 거래소 간 가격이 벌어지는 일도 있다. 이 관계자는 “똑같은 종목인데 가격이 다른 경우도 자주 보인다”고 전했다.

이럴 때일수록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할 기업을 골라야 한다는 조언이다. ‘따상상’ 또는 ‘따상’ 등을 노리고 프리IPO에 투자하기보다 성공할 만한 벤처기업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비상장 주식에 투자할 때 두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상장기업과 시가총액을 비교하는 것이다. 만약 카카오뱅크나 비바리퍼블리카(토스)에 투자를 생각하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시중은행들과 시총을 비교해야 한다는 얘기다. 게임업체 크래프톤의 경우 엔씨소프트, 넷마블과 시가총액, 매출, 영업이익 등을 비교해볼 수 있다.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투자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개인 투자자들이 비상장 기업을 분석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서울거래소 비상장은 “벤처캐피털은 재무제표뿐 아니라 일반인이 접근하기 힘든 여러 정보를 통해 기업을 분석한다”며 “투자 성공 사례가 많은 벤처캐피털의 심사를 통과한 업체라면 투자해볼 만한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