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에서 계열분리를 진행 중인 LG상사 주가가 강세다. LG그룹 내에서 제한적인 기능을 수행했던 과거와 달리 계열 분리 이후에는 신생 ‘LX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사업 영역을 대폭 확장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구본준호 핵심"…주목받는 LG상사
15일 LG상사는 1.52% 오른 3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연속 상승 끝에 2018년 5월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달 들어 LG상사 주가는 9.89% 올랐고, 이 기간 기관은 LG상사 주식 20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LG상사는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LG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할 신설 지주사 ‘LX홀딩스’의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LG는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LX홀딩스 사명을 포함한 지주사 분할 계획을 승인할 계획이다.

LX홀딩스 아래에는 LG상사와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 등 4개 계열사가 포함된다. 증권가에서는 이후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LX홀딩스 지분과 구 고문이 보유한 LG 지분을 맞교환해 계열분리를 종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핵심 계열사로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준비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LG상사는 보유한 부동산과 해외투자 지분 등을 매각해 총 6000억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확보했다. 이 자금을 기반으로 LG상사는 니켈 사업과 정보기술(IT) 플랫폼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상사는 24일 주주총회에서 전자상거래·디지털 콘텐츠 등 7개 항목을 사업 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변화 과정에서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니켈 사업과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다양한 플랫폼-솔루션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며 “여기에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기존 물류 및 상사 부문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는 만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상승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하이투자증권은 LG상사 목표주가로 3만8000원을 제시했다. 현 주가 대비 26.66%의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LG상사의 주가 급등이 상당 부분 LX홀딩스의 계열 분리 및 이에 따른 수혜 기대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분리 절차가 암초를 만나면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15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LG의 LX홀딩스 설립 안건에 ‘반대’를 권고했다. 앞서 미국계 행동주의 투자자인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구 회장은 구 고문 등 특수관계자를 포함해 LG 지주사 지분 46.03%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분할 안건은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하는 주주총회 특별결의 안건에 해당한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