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지점에서 개인 고객을 상대로 영업을 하면서 지난해 55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은 직원이 나왔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강모 삼성증권 영업지점장은 작년에만 55억39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는 최고경영자(CEO)인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이 지난해 받은 보수(17억1000만원)의 세 배가 넘는 액수다.

증권업계에서는 강 지점장이 증권업계의 고위 경영진을 제치고 지난해 ‘연봉킹’에 올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2019년 증권업계 연봉킹은 부동산금융 전문가인 김진영 하이투자증권 부사장(34억2700만원)이었다.

강 지점장은 서울 서초동에 있는 삼성타운금융센터에서 근무하는 부장급 프라이빗뱅커(PB)다. 그는 2019년에도 20억2100만원을 받아 삼성증권 내 보수총액 1위를 차지했다.

작년에는 연봉이 두 배 넘게 뛰었다. 기본급이 7100만원에 불과했지만 성과급 등을 반영한 상여금으로만 54억여원을 받았다. 삼성증권은 “강 지점장은 글로벌 트렌드 변화에 대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해외 선진기업과 국내 유망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확대를 통해 고객 수익률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증권에서는 채권매매와 영업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줄줄이 10억원대 연봉을 받았다. 이규진 채권금융팀 책임매니저가 15억6000만원으로 보수총액이 가장 많았고 남창현 전문상무(15억2600만원), 이문승 전문상무(12억4000만원), 한지원 책임매니저(10억400만원) 등 채권 부서 직원들이 연봉 상위 5명 중 4명을 차지했다. 최병철 현대차증권 대표는 6억2400만원을 받았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채권가격이 오를 때 채권팀 직원들이 증권업계에서도 ‘톱’ 수준의 수익을 내 성과급을 많이 지급했다”고 말했다.

아직 사업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은 다른 증권사에서도 작년 증시 호황에 힘입어 지점 PB와 채권 등 영업맨들이 연봉 순위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