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잇따라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인 블랙스톤이 한국에 사무소를 개설하기로 한 데 이어 프랑스 2위 투자은행(IB)인 나틱시스도 한국에서 증권업에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틱시스는 지난달 금융위원회에 금융투자업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나틱시스는 프랑스에서 소시에테제네랄(SG), 크레디아그리콜과 함께 2위권 금융그룹으로 분류되는 BPCE에 속해 있다. 한국에서는 2010년 현대건설 매각 당시 재무적투자자(FI)로 나서 현대그룹 측에 1조2000억원 규모 인수금융을 지원하기로 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한국에 사무소만 두고 있다가 이번에 증권업 인가를 신청했다.

나틱시스는 파생상품 거래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도 일반·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장외파생상품 중개업을 시작으로 점차 보폭을 넓힐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해외 금융사의 한국 시장 진출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1월 금융위는 네덜란드계 아이엠씨(IMC)증권에 대한 금융투자업 예비인가를 의결했다. 외국계 증권사에 대한 증권업 인가가 나온 건 2017년 6월 이후 처음이었다.

2014년 사무소를 철수한 블랙스톤도 올 하반기 한국에 다시 사무소를 꾸리기로 하고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국내 주식 등 자본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자 해외 금융사의 진출 움직임이 뚜렷해졌다”며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글로벌 ‘큰손’으로 자리 잡은 것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