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미국 금리상승 부담과 홍콩발(發) 악재 등으로 2% 넘게 하락하며 16일 만에 3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24일 코스피지수는 2.45% 하락한 2994.98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3000선 아래로 떨어진 건 ‘게임스톱 공매도 사태’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지난달 29일(2976.21) 이후 16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낙폭 역시 1월 29일(-3.03%) 이후 가장 컸다.

코스닥지수는 3.23% 하락한 906.31로 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12월 2일(899.34) 이후 최저점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전날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부정적으로 발언하면서 뉴욕증시가 막판에 낙폭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그러나 오후 들어 중화권발 악재에 하락폭을 급격하게 키웠다. 이날 중국 시중 은행들은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모기지 금리를 인상한다고 발표했는데, 주식시장에서는 이를 긴축 조치의 일환으로 받아들였다. 홍콩의 주식 거래세 인상 소식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홍콩 금융당국은 주식거래에 붙는 인지세(증권거래세)를 0.1%에서 0.13%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항셍지수와 H지수가 장중 3% 넘게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225지수(-1.61%), 중국 상하이지수(-2.03%) 등 아시아 주요 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한국 증시에서는 외국인이 4000억원어치 넘게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연기금은 이날도 2000억원가량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12월 24일 이후 40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수가 단기간 급등한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점이 수급 측면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정성한 신한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은 “환율이 상승하면 외국인 투자자로선 한국 시장에 매력을 느끼기 힘들어진다”며 “그동안 외국인·기관의 매도 물량을 받아줬던 개인 매수세도 눈에 띄게 약해지며 수급공백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