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의 대장 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이틀 간 23% 폭락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지하겠다”고 선언한 도지코인은 30% 넘게 떨어졌다.

23일(현지시간) 미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6시45분(한국시간 오후 8시45분) 개당 4만4888.08달러에 거래됐다. 약 2주일 전인 지난 11일의 가격으로 돌아간 셈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21일 역대 최고치였던 5만8000달러를 돌파했으나 이후 약세로 전환, 이틀 동안 23% 급락했다. 오후 1시30분 현재 4만7000달러 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더리움(1500달러) 폴카닷(31달러) 카다노(0.93달러) 등 다른 암호화폐 가격도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머스크가 “매물이 쏟아지면 내가 지지하겠다(사겠다)”고 선언했던 알트코인인 도지코인은 이날 0.0424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틀 간의 하락률이 31.4%에 달했다.
폭락세 연출된 비트코인 가격. 코인데스크 캡처
폭락세 연출된 비트코인 가격. 코인데스크 캡처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한 건 그동안 단기 급등했던 데 따른 부담이 컸던데다 비중있는 인사들의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암호화폐에 대해 비판적이던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전날 뉴욕타임스가 주최한 ‘딜북 콘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은 종종 불법 금융에 사용된다”며 “거래를 수행하기에 극도로 비효율적인 수단이고, (채굴 등)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 양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지적했다.

머스크 역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높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암화화폐의 가격 변동과 관련, 니콜라오스 패너지어소글루 JP모건 전략가는 CNBC 인터뷰에서 “암호화폐의 유동성이 S&P 500이나 금보다 작기 때문에 작은 흐름이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등 시장 유통량이 제한적이어서, 작은 변수에도 가격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인 델타의 판카즈 발라니 최고경영자(CEO)는 “다음 상승기가 찾아오기 전까지 지금과 같은 변동성이 몇 차례 더 반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