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시장에서 중소형주(스몰캡) 수익률이 빠르게 치솟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등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증시에 상장된 중소형주 2000개로 구성된 '러셀 2000' 지수는 지난해 11월 초 이후 47% 이상 상승했다. 올 들어서만 15%가량 올랐다. 이에 비해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작년 11월 이후 19.5%, 올 들어서는 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은 대형 기술주에 몰렸다.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전통적 소비 행태와 밀접히 연관돼 있다. 따라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는 적잖은 타격을 받았으나 최근 백신 개발 등으로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며 중소형주가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러스 코스테리치 블랙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해 11월 이후 투자자들은 긴 터널의 끝에서 빛을 보고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리즈 앤 손더스 찰스슈와브 최고투자전략가는 "경기 회복 기대감이 중소형주에 반등 기회를 줬다"며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러셀 2000 지수에 포함된 종목 가운데 45.2%는 수익을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러셀 2000 지수는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지수에서 금융주 비중이 14%에 달하는데 러셀 2000에 포함된 금융주들은 금리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대출소매 금융에 기반한 중소형 은행들이기 때문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