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이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암호화폐(가상화폐) 이더리움이 미국 시장에서 개당 2000달러를 돌파했다.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대다수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서 이더리움 가격은 오후 11시10분(한국시간 오후 1시10분) 기준으로 2041.42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이더리움의 가격 상승세는 이날 5만6000달러 벽마저 깬 비트코인보다 가파르다. 이더리움 가격은 작년 12월 중순만 해도 500~600달러에 불과했다. 2개월여 만에 4배가량 급등한 것이다.

이더리움의 시총은 2300억달러 규모로, 이날 1조달러를 넘어선 비트코인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더리움뿐만 아니라 대다수 암호화폐 가격이 동반 상승세다.

이더리움을 포함한 대부분의 암호화폐 가격이 뛰는 것은 기관들과 유명 투자자들이 잇따라 매집에 나서고 있어서다. 또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면서 달러 대체 자산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세계 1위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인 엔비디아가 이더리움 채굴용 새 반도체 칩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점 역시 호재로 작용했다. 엔비디아는 CMP(가상화폐 채굴 프로세서의 약자)로 명명한 이더리움 채굴용 반도체 칩을 다음달 내놓을 계획이다.
19일(현지시간) 사상 처음 개당 2000달러를 돌파한 암호화폐 이더리움.
19일(현지시간) 사상 처음 개당 2000달러를 돌파한 암호화폐 이더리움.
이더리움 채굴은 컴퓨터에서 복잡한 수학 연산의 해결 과정을 통해 이뤄지며, 그래픽카드 등이 이용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가상화폐에 대한 시장 수요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더리움 투자자인 라이언 숀 애덤스는 트위터에 “이더리움이 버터를 두 쪽 내듯이 2000달러 선을 돌파했다”며 “금융의 탈중앙화(디파이) 시즌2가 예정돼 있는 등 아직 가시화하지 않은 호재가 많다”고 썼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