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하루 만에 시총 9조 증발…"장기 상승추세 여전"
현대차그룹이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현대차, 기아차의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9조원이 증발했다. 다만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순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추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봤다.

8일 현대차는 전날보다 1만5500원(6.21%) 하락한 23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차도 같은 기간 1만5200원(14.98%) 떨어진 8만6300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시총은 각각 53조1025억원, 41조1443억원이었는데 이날은 각각 49조9984억원, 34조9829억원으로 장을 마쳤다. 하루 만에 약 9조4000억원의 시총이 사라진 것이다.

부품주도 요동쳤다. 구영테크는 전날보다 750원(17.5%) 떨어진 3535원에 거래를 마쳤다. 동원금속 화신 화승알앤에이 현애뒤아 상신브레이크 세종공업 등도 10% 넘게 급락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단계로 결정된 바가 없다"며 "애플과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초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자율주행차 협력설이 제기된 이후 약 한 달 만에 명확한 답변이 나온 것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9일 애플과의 협력설이 불거지자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도 애플과의 협의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 기아차도 같은 달 19일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 관련, 다수의 해외 기업과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었다.

하지만 최근 외신들이 잇따라 현대차와 애플의 협력이 결렬됐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5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과 애플간 전기차 개발 사업 관련 협상이 최근 일시적으로 중단됐으며, 애플이 현대차 이와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도 비슷한 계획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밀 프로젝트를 현대차그룹이 언론에 언급했다는 이유에서다.

주가는 단기적으로 출렁일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상승 추세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과 애플과의 협력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은 확대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현대차그룹의 중장기 주가 상승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물론 향후 전동화 사업관련 사업 확장성이 가장 높은 현대모비스와 내연기관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미래 사업구조를 변화시켜 나가고 있는 현대위아를 주목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