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다음달 중순께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생산 등이 주목받으면서 약 5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몸값 5조' SK바이오사이언스, 내달 중순께 코스피 입성

5조원 몸값, SK 계열사 흥행 이을까

SK바이오사이언스는 5일 금융위원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전날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하루 만에 발빠르게 공모일정을 확정한 것이다. 내달 4~5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하고 9~10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내달 중순 상장 예정이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공모 규모는 2295만 주, 희망 공모가 범위는 주당 4만9000~6만5000원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으로 공모 규모는 1조4918억원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장 직후 예상 시가총액으로 4조9725억원(공모가 상단)을 제시했다. 최대주주인 SK케미칼은 765만 주를 구주 매출로 내놔 최대 4973억원을 손에 쥘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일반적인 바이오 회사와 달리 이미 실적이 가시화한 기업”이라며 “백신 개발·생산 경과에 따라 기업가치가 더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탄한 국내 시장 지위와 백신의 높은 수익성 덕분에 신용등급도 비교적 높은 A-로 결정됐다. 이날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첫 신용등급으로 나란히 A-를 부여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전망을 ‘안정적’으로, 나이스신용평가는 ‘긍정적’으로 매겼다. 두 신용평가사 모두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신용등급이 중장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 것이다.

증시 입성 이후 지난해 상장한 SK바이오팜의 몸값을 넘어설지도 관심사다. SK바이오팜은 상장 시가총액이 3조원대였지만 지금은 11조원을 넘는다. 공모금액은 9593억원 수준이었다. 청약 과정에서 증거금으로만 31조원을 끌어모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높은 몸값으로 흥행몰이를 한다면 SK그룹 계열사가 ‘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는 것이다.

코로나19 백신의 전초기지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8년 SK케미칼의 백신 사업부문이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독감, 대상포진 백신 등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수탁생산(CMO) 계약, 미국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수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맺었다.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두 종류도 최근 임상 단계에 들어갔다.

지난달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유통관리체계 구축·운영 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회사는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화이자 백신을 비롯해 백신 구매를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박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 백신 물량의 유통·보관을 담당한다. 또 정부가 이달 노바백스 백신 2000만 명분을 선구매하기로 하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정적인 매출처를 하나 더 확보하게 됐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