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고거래 플랫폼 1위 기업인 당근마켓이 1000억원 규모의 투자금 유치에 나섰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당근마켓은 최근 해외 대형 벤처캐피털(VC) 및 국내외 사모펀드(PEF)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상당수 기관투자가도 후속 투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가치는 1조원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다.

당근마켓은 2019년 9월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인 알토스벤처스와 굿워터캐피털 등으로부터 4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기업 가치는 3000억원이었다. 약 1년 반 사이 기업 가치가 3배 이상으로 올랐다.

2015년 7월 서비스를 시작한 당근마켓은 카카오에서 함께 일한 김용현·김재현 대표가 공동 창업했다. 이용자가 거주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중고 물품을 직거래하고 지역 관련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동네를 인증할 수 있고 거래자 매너 평가, 거래 후기 제도 등을 갖추고 있다. 상대방의 평판, 거주 동네 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인 머신러닝(기계학습)을 통해 개인 맞춤형 상품도 추천해 준다.

기업 가치가 크게 오른 것은 가파른 성장세 덕분이다. 전국 서비스를 오픈한 지 2년 만에 월간활성이용자(MAU) 1420만 명을 돌파했다. 중고거래 시장 규모가 20조원으로 커진 데다 거주 지역을 기반으로 이용하기 쉽고 간편한 편리성 덕분이다. 지난해 코로나 19 여파로 ‘집콕’ 생활이 길어진 점도 중고거래 활성화에 영향을 끼쳤다.

당근마켓은 이번 투자가 마무리되면 국내 13번째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에 오르게 된다. 한 PEF 관계자는 “이용자 수 급증으로 플랫폼 기업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며 “다만 아직 수익이 나지 않는 만큼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