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설이 제기됐던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석 달 만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중국 금융당국과 알리바바 관계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해소된 것은 아니라고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마윈은 지난 20일 온라인으로 열린 ‘마윈 향촌 교사상’ 시상식 연설을 통해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50초 분량의 동영상에서 그는 "요즘 동료들과 함께 배우고 생각했다"며 "중국 기업가들은 시골의 재활성화와 공동 번영이라는 국가의 비전에 봉사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마윈이 등장하자 이후 알리바바 주가는 이날 홍콩 증시에서 9% 급등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도 5% 뛰었다.

마윈이 이전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10월 24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금융 포럼이었다. 그는 당시 연설에서 금융당국의 보수적인 감독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마윈과 앤트그룹 경영진을 소환해 질책했다. 이어 11월 3일엔 앤트그룹 상장을 상장일을 불과 이틀 앞두고 전격 중단시켰다.

알리바바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마윈이 지난해 말 대중의 관심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한 끝에 결국 일상적인 모습을 노출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공식적인 일정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낼 경우 금융당국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주가는 다시 상승했지만, 마윈 회장의 등장이 모든 우려를 해소한 것은 아니라는 회의적인 반응이 적지 않다. 미국 투자자문 회사 베이 스트리트 캐피털 홀딩스는 포트폴리오에서 알리바바 투자 비중을 8%에서 1% 미만으로 줄였다

윌리엄 휴스턴 베이 스트리트 캐피털 홀딩스 설립자는 "그동안 우리는 마윈의 리더십을 믿고 알리바바에 투자했다"면서 "마윈이 다시 나타났다고 해서 모든 일이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약 4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데이비드 코톡 컴벌랜드 어드바이저스 회장은 지난해 알리바바 주식을 보유했다가 앤트그룹 IPO가 철회되면서 매각했다고 밝혔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