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선사 HMM의 거침없는 주가 상승에 이 회사 전환사채(CB) 투자자들도 웃음 짓고 있다. 투자한 지 한 달 만에 20%가 넘는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CB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투자자가 발행 기업의 신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이다.

HMM은 지난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만5750원에 장을 마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증시가 급락한 지난해 3월 23일(2190원) 이후 9개월여간 7배 이상 뛰었다. 컨테이너선 업황 회복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해운물동량 증가가 운임 상승으로 이어지며 지난해 4월 말 852.27에 그쳤던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는 12월 말 2783.03까지 뛰었다. 이 같은 변화로 HMM은 오랫동안 이어졌던 적자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2분기(1367억원)와 3분기(4137억원) 잇달아 영업이익을 냈다. 증권업계에선 HMM의 올해 영업이익이 1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일 치솟는 주가에 CB 투자자들도 쏠쏠한 수익 실현을 눈앞에 뒀다. 투자자들은 10일부터 한 주당 1만2850원에 해당 CB를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 시세보다 22.5% 저렴한 가격에 HMM 주식을 손에 쥐게 된다. 지난달 10일 2400억원 규모로 발행된 해당 CB는 금리가 연 1%에 불과해 채권으로서는 큰 매력이 없다. 주가 상승 추세를 지켜보며 투자자들이 연이어 CB에 대한 전환청구권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HMM은 주식으로 전환되는 CB가 많을수록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보게 될 전망이다. 회계상 차입금으로 잡혀 있던 CB가 자본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