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의 한국아트라스BX 흡수합병 계획에 또다시 제동을 걸었다.

18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감원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지난 11일 제출한 합병 증권신고서에 대해 재차 정정을 요구했다. 앞선 9일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 요구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아트라스BX 소액주주들이 “소멸회사 자사주(지분율 58.4%)에 합병 신주를 배정하지 않는 건 불공정한 처사”라며 반발한 점을 감안한 것이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정정 증권신고서에 “소멸회사 자사주에 합병 신주를 배정할지 여부는 회사가 자유로이 결정할 수 있으며 (법률상) 의무사항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아트라스BX 자사주에 합병 신주를 배정할 경우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의 지분율은 종전 42.03%에서 32.51%로 줄어든다. 기존 아트라스BX 소액주주 역시 새로 얻게 되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율이 3.41%에서 2.64%로 축소된다. 자사주를 제외한 전체 유통 주식 수만 놓고 보면 주주들의 유효지분율(조현범 42.03%, 소액주주 3.41%)은 종전과 동일하므로 합병 방식은 실질적인 주주 가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아트라스BX 자사주에 신주를 배정하면 합병회사에 과도한 자사주(지분율 22.65%)가 발생해 향후 처분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주주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은 “현재의 합병은 전체 주주의 공동 재산인 자사주에 돌아가야 할 신주를 지배주주가 모두 가져가는 방식”이라며 “자사주를 먼저 소각해 아트라스BX 주주 가치를 높인 뒤 합병을 추진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