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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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가 18일(현지시간) 올해 마지막 ‘네 마녀의 날(Quadruple Witching Day)’을 맞는다. 네 마녀의 날에는 증시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그러나 최근 시장 동향을 보면 무난히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네 마녀의 날은 S&P500지수 선물 등 주가지수 구성종목 묶음(바스켓) 선물과 이에 대한 콜·풋옵션, 개별주식 선물과 이에 대한 콜·풋옵션의 만기가 동시에 도래하는 날이다. 선물은 기초자산을 미래 특정 시점에서 미리 정한 가격으로 거래하기로 약속하는 파생상품이다. 선물 콜옵션은 이를 미리 정한 가격으로 미래에 살 수 있는 권리를, 풋옵션은 팔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미국에서 네 마녀의 날은 3, 6, 9, 12월 셋째 금요일이다. 국내에서 같은 달 둘째 목요일인 것과 다르다. 한국 증시의 올해 마지막 네 마녀의 날은 지난 10일이었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는 ‘풋/콜 비율(Put/Call Ratio)’이 급격하게 하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따르면 이 값은 지난 11일 0.50을 기록한 뒤 17일에는 0.37까지 떨어졌다. 풋/콜 비율은 풋옵션 거래대금을 콜옵션 거래대금으로 나눈 값으로, 하락했다는 건 콜옵션 거래대금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콜옵션 거래대금은 증시 미래 전망이 좋을 때 늘어난다.

최근 풋/콜 비율 하락은 미국 민주당·공화당의 경기부양책 협상 순항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풋/콜 비율이 이정도까지 떨어진 건 최근 1년간 손에 꼽을 정도로 흔치 않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풋옵션 쪽에 베팅이 많이 돼 있으면 네 마녀의 날에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반대로 콜옵션 쪽에 베팅이 돼 있으면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새 부양책이 의회를 통과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긍정적인 내년 경기 전망이 콜옵션 베팅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 증시가 올해 마지막 네 마녀의 날을 큰 변동성 없이 넘겼다는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보탠다. 당일 코스피지수는 0.33% 떨어진 2746.46으로 거래를 마쳤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