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주가 등 자산 가격이 급등했지만 저금리 기조를 감안할 때 위험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주가 수준에 대한 CNBC 질문을 받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자산 가격이 약간 높은 편이지만 여러 상황이 혼재돼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저금리 기조가 지속돼온 만큼 (급등한 주가 수준은) 정당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FOMC는 지난 이틀 간의 회의에서 현재의 제로 금리를 동결하고, 2023년까지 이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월은 코로나 백신이 내년 미국의 경제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최근 백신 뉴스는 매우 긍정적”이라며 “내년 2분기 말까지 백신이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경제가 강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FOMC가 미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0%에서 4.2%로 소폭 상향 조정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만 향후 수 개월은 미국 경제가 어려움에 처할 수 있을 것이란 진단이다. 파월은 “앞으로 몇 달간의 전망이 극히 불투명하다”며 “바이러스 감염자가 급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추가 재정 부양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고 했다.

파월은 “경제에 상당한 진전이 있을 때까지 매달 1200억달러 이상의 채권 매입을 지속할 것”이라며 “이 정도의 유동성 공급에도 당분간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우려는 없다”고 강조했다. 물가가 다시 올라가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게 그의 진단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