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같아서는 더 올리고 싶습니다. 10만원도 충분히 가능한 목표주가라 생각합니다."

삼성전자를 담당하는 한 애널리스트가 전한 말이다.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증권사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지난달 8만원대서 9만원대로 뛰었다.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의 모습. 사진=김범준기자 bjk07@hankyung.com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의 모습. 사진=김범준기자 bjk07@hankyung.com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5일까지 개인이 사들인 삼성전자 주식은 1조3887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관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611억원, 6740억원을 팔아치운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개인은 올해에만 8조7181억원(15일 기준)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같은 기간 각각 3조2252억원, 5조8180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쏟아낸 매물을 개인이 쓸어담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에 러브콜을 보낸 개인의 투자실적은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인 7만3800원에 마감했다. 연초와 비교해 32.25%, 이달에만 10.64%가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연초 대비 25.44, 이달 들어 6.38% 상승)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시총 1위 대장주가 중소형주처럼 뛰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전망이 쏟아진 지난달 중순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달 13일 6만3200원(종가 기준)을 기록하며 10개월 만에 신고가를 갈아치웠고, 이후 꾸준히 신고가를 경신하며 오르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장중 7만원을, 4일에는 종가 7만원을 돌파했다.

지난달까지 삼성전자 주가 상승을 주도한 건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지난달에만 1조4366억원을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 올렸다. 같은 기간 개인은 1조1064억원을 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주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을 넘어서면서 개인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개미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10만원 충분히 가능…삼성전자 지금이라도 사라"는 증권가 [분석+]
증권사들도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쏟아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10개 증권사가 제시한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7만9800원에서 이달 8만9800원(8개 증권사)로 상향 조정됐다. DB금융투자와 케이프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9만5000원으로 올리기도 했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모바일 수요와 화웨이 등 경쟁사의 공급 차질 우려로 내년 1분기 D램 메모리 가격 상승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올 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보이지만 D램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지금이라도 사는 걸 추천한다"고 했다.

서승연 흥국증권 연구원은 "D램 업황이 내년에 본격적인 상승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 심리도 커지고 있다"며 "비메모리와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매출과 점유율이 확대될 것으로 본다. 상승 여력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관심은 삼성전자우(우선주)로 번져가고 있다. 개인이 이달 들어 순매수한 삼성전자우는 1조2142억원이 넘는다. 삼성전자우는 개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지난 14일 장중 7만원을 넘어서며 최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우는 삼성전자가 연말 정기 배당금 외에 특별 배당을 추가로 실시할 수 있다는 기대에 관심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까지 잉여 현금 흐름의 50%를 환원 기준으로 삼고, 배당 후 잔여 재원을 자사주로 매입하거나 특별 배당하겠다고 밝혔다. 배당을 더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삼성전자우로 몰리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