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연료비 연동제 시행 전망
국제유가 오르면 요금 인상 가능
6.25% 상승…3월 최고점 근접

작년 환경비용 1.7兆…매년 급증
장기수익성 악화 해결이 관건
연료비 연동제가 시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국전력(24,450 0.00%) 주가가 급등했다. 유가에 연동돼 급등락을 반복하던 실적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연료비 연동제만으로는 상승세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년 급증하는 환경 관련 비용이 장기 성장성을 해치는 요인으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모처럼 뛴 한전…"환경비용 부담이 변수"

11일 이사회 주목
10일 한전 주가는 6.25% 오른 2만3800원에 마감했다. 전날(4.19%)에 이어 급등세를 이어갔다. 2만원 초반대에 머물던 주가도 지난 3월 이후 최고점인 2만3850원에 접근했다. 이날 외국인이 599억원, 기관이 699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한전 주가가 반등한 것은 11일 열리는 한전 이사회에서 연료비 연동제 안건이 올라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오는 17일 예정된 ‘2021 경제정책방향’ 발표에 관련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기대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한전은 이사회 안건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증권업계는 미뤄졌던 연료비 연동제가 이번에는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한전은 “올 하반기 중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전기요금 개편안을 정부로부터 승인받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장은 실적 감소
연료비 연동제를 시행하면 유가 하락을 반영해 당장의 실적은 악화된다. 서부텍사스원유(WTI) 기준 국제 유가는 배럴당 45.52달러(9일 기준)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2014년 이전 고점의 절반 수준이다. 현재 에너지 가격은 한전 영업비용의 30~50%를 차지한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연동제 자체는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해도 전기요금을 올릴 수 없어 적자를 기록하는 일이 없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는 한전이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매년 배당금을 주주에게 지급할 수 있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동제를 도입하면 안정적인 투자 및 배당 재원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21배 수준에 머무는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는 연료비 연동제가 시행되면 주가도 3만원대까지는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한전 목표주가를 기존 2만8000원에서 3만2000원으로 올렸다.
“환경비용이 관건”
하지만 연료비 연동제만으로는 한전 주가가 정상화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환경비용이 요금에 반영돼야 주가가 과거 고점인 4만~5만원 선을 회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전 주가가 저평가되는 핵심 요인이 환경비용 급증으로 인한 장기 성장성 우려이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와 탄소배출권 구입비용을 포함한 한전의 작년 환경비용은 1조7000억원에 달했다. 올해는 1조8000억원으로 늘어나고, 내년에는 2조4000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RPS는 발전사업자에게 총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를 말한다. 2012년 처음 시행됐다. 발전사업자들은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를 도입하거나 다른 신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구매해 할당량을 채워야 한다. 할당량은 2012년 2%였으나 2024년 10%까지 높아진다.

2024년 환경비용은 3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그린뉴딜 정책이 가속화할수록 한전의 비용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전이 전 세계적인 친환경 트렌드에 역행하는 종목이라는 의미도 있다. 시장 트렌드와 반대되는 종목은 투자심리가 개선되기 힘들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한전 주가를 누르는 요인 중 하나가 환경비용 증가에 따른 장기 수익성 악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료비 연동제가 시행돼도 시장 우려를 모두 해소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환경부담금 분리 부과 시기와 방안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관망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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