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같은 돌발변수 함께 극복…투자사에 일희일비 않고 지원"
“올 한 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변동성이 생각보다 크진 않았지만 변화의 속도는 무척 빨랐던 해였습니다.”

KB인베스트먼트의 핵심 투자 인력인 신정섭 투자1부문장(상무)과 김형준 투자2부문장(상무)은 코로나19로 인한 벤처생태계의 영향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벤처스타트 업계로 정책자금 유입이 지속되는 데다 엑시트(투자금 회수) 창구인 주식시장이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비교적 감당할 만한 수준의 변동성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김 상무는 “트렌드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고 평가했다. 비대면 온라인, 헬스케어, 바이오 등은 이전부터 주목받아온 분야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변화에 상당한 가속도가 붙었다는 설명이다. 신 상무는 “KB인베스트먼트는 3년 전부터 자체적으로 리서치센터를 두고 이와 같은 트렌드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코로나19처럼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초기부터 우량한 업체를 물색해 파고를 함께 이겨내고 성장한다’는 벤처투자의 정석을 실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말 기준 올해 코스닥에 입성한 벤처기업 43곳 가운데 KB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기업은 7곳으로 16%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커버율(97곳 중 9곳, 약 9%)보다 훨씬 더 높아진 성과다. 전체 회수 실적 역시 올해 3분기 기준으로 투자 원금 481억원 대비 1460억원을 회수해 세 배 정도 수익을 거뒀다. 특히 지난 7월 기업공개(IPO)를 한 2차전지 기업 에이프로의 경우 투자 원금(15억원) 대비 약 25배에 달하는 375억원의 수익을 실현해 KB인베스트먼트의 성과를 높였다.

2000억원 규모의 스케일업 펀드 등 KB인베스트먼트가 올해 신규로 결성한 펀드 금액은 총 4722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로 인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되 향후 회복기에 대비해 펀딩 규모를 늘리고 있다. 신 상무는 “레이니스트 등 투자 대상 업체들이 성장하면서 해당 업체에 자금을 집중하는 게 수익률 측면에서도 필요한 만큼 내부적으로도 펀드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KB인베스트먼트는 혁신기술아카데미를 운영해 앞으로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핀테크, 융합헬스케어 등 분야에 대한 투자 전문성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신 상무는 “KB금융그룹의 일원으로서 포트폴리오 기업들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그들의 성장성을 지켜나갈 수 있다는 게 KB인베스트먼트만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