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와 채권 연계한 트레이딩으로 승부…배당·자사株 매입, 주주가치 높이겠다"
“기업금융(IB)과 채권영업만으로도 지난 3분기 좋은 실적을 냈습니다. 내년에는 IB와 채권을 연계한 ‘하이브리드 채권 트레이딩’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최석종 KTB투자증권 사장(사진)은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KTB증권은 앞으로도 IB 대체투자와 채권 트레이딩에 승부를 걸 예정”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2016년 KTB증권 사장에 오른 그는 NH투자증권과 교보증권에서 IB본부장을 지낸 대표적인 ‘IB통’ 최고경영자(CEO)다. 뚜렷한 색깔이 없는 중소형 증권사였던 KTB증권을 대체투자 전문 증권사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KTB증권은 지난 3분기에만 27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주식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등 리테일 부문이 작아 ‘동학개미 운동’ 수혜를 누리지 못했는데도 최고의 실적을 냈다. 최 사장은 “올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등 보수적 경영을 한 탓에 실적이 다소 좋지 못했다”며 “2분기부터 회사채와 국고채 금리 격차(스프레드)가 벌어진 점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채권영업에 나섰고, IB 부문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정상적으로 진행해 반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KTB증권은 2008년 증권사 전환 이후 올해 처음으로 보통주 배당을 실시하는 등 주주환원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10년도 넘게 배당을 못 하는 회사가 어떻게 상장회사냐’는 이병철 KTB그룹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최 사장은 “자사주를 계속 사들이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KTB증권 주가는 지난달 24일 3200원 선을 돌파하며 작년 2월 이후 1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최 사장은 내년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한 금융상품에 다른 상품들을 엮는 ‘구조화 금융’ 사업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는 구조화 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2003년 LG카드 부실채권을 처리하는 배드뱅크 구조를 짜냈다. 2008년에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발행해 건설사 유동성을 지원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최 사장은 “내년 5월이면 증권사 내 부서 간 차이니즈월(정보교류 차단장치)을 완화하는 자본시장법이 시행된다”며 “IB와 채권영업 부서가 협업해 회사채 발행에서 중개, 인수까지 함께 엮는 구조화된 채권 트레이딩을 구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잠시 주춤했던 해외 대체투자를 재개할 계획도 내비쳤다. 최 사장은 “올해 미국 뉴욕에 법인을 설립해 딜소싱(투자처 발굴) 채널 구축을 마쳤다”며 “조만간 현지 실사를 재개해 선진국 정부기관 등 우량 임차인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에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테일 부문에서는 핀테크 업체와 협력해 대형사들의 전유물로 통하는 해외 주식과 주식대차 서비스에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 사장은 “디지털 혁신 차원에서 여러 핀테크 업체에 투자했고 그중 일부를 리테일에 접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