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스피가 30개월 만에 2500선을 넘어선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내년에도 강세장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대내외적 불확실성 해소 및 시총 상위주인 반도체주의 업황 개선 기대감이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16일 오후 3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7.59포인트(1.91%) 오른 2541.46을 기록 중이다. 코스피가 장중 2500선을 넘어선 것은 2018년 5월 3일(2507.91) 이후 처음이다.

최근 내년 증시 전망 보고서를 낸 증권사 대부분은 코스피 예상밴드 상단을 2700선 위로 잡고 있다. 삼성증권은 2100~2850선을 예상했고 신한금융투자는 2000~2750선을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와 KB증권은 목표치를 각각 2700과 2750으로 내다봤다.

신한금융투자 국내주식팀은 연말까지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도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흥국(EM)으로의 자금 유입과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수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은 글로벌 부양책의 지속 여부가 내년 증시의 가장 중요한 주제라고 언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 이후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과잉 부양책을 쓴 결과로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에 부양책이 가져온 글로벌 유동성, 즉 돈의 증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발 나아가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면 글로벌 부양책을 후퇴시킬 수 있기 때문에 백신, 치료제 등장 조차도 악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16일 코스피지수가 연고점을 경신하며 2년 반 만에 2500선을 돌파했다. 강세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6일 코스피지수가 연고점을 경신하며 2년 반 만에 2500선을 돌파했다. 강세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진정 여부와 그에 따른 실물 경기의 회복 여부를 내년 증시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코로나가 다시 크게 확산되고 있는데 이를 보면 코로나는 올 겨울에도 진정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백신과 치료제가 나온다고 전제하면 2분기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 시기가 모든 경제 지표들이 기저효과에 의해 급반전되는 시기라는 점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때 유동성 지표의 하락과 실물경기 지표 반등 간에 충돌이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올해 주요국 소비가 이례적 강세를 보였는데 내년에 어떤 동력으로 경기가 회복될 지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하이투자증권은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악재가 점차 사라지게 되면 중앙은행보다도 시장이 먼저 완화정책의 후퇴를 걱정하면서 증시에 충격을 줄 것"이라며 "내년에는 이 시기를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강세장이 유지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추가 상승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보탰다. 코스피가 연속 상승을 진행한 탓에 숨 고르기를 요할 수 있지만 방향성 탐색 후 추가 상승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서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이 더 유입될 여지가 큰 만큼 이들이 선호하는 대형·경기민감주를 주목해야 한다"며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의 경우 이익 개선 전망과 함께 외국인의 패시브 수급 수혜도 병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는 내년 경기회복세가 강화되면서 가치주의 투자 매력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반도체 경기 회복, 경제활동 정상화, 미국 바이든 정부 출범 등이 수출모멘텀이 개선시키고 경기 회복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교보증권은 "저평가된 가치주 투자를 고민하는 투자자라면 기업들의 일시적 정상화 과정만을 바랄 것이 아니라 이들의 본질적 체질 개선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주목하라고 했다.

그는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순이익 실적 기여도와 이익전망 추이를 보면 여전히 성장주 우위로 판단한다"며 "가치주에 대한 추격매수는 자제하고 성장주, 수출주에 관심을 높여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