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로 투명성·효율 높여
신외부감사법의 부작용이 불거지면서 회계업계 내부에서도 “기업 부담을 줄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 중 하나는 첨단 기술을 이용한 감사 효율화다.

한영회계법인은 주로 대기업을 감사할 때 쓰던 디지털 회계감사 플랫폼인 EY캔버스를 중견기업 등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기업의 회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이상 징후를 미리 발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감사팀의 기업 출입이 제약을 받으면서 최근 주목받고 있다. 감사에 필요한 인력과 시간을 대폭 줄여 기업의 감사 비용 부담도 덜어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광열 한영회계법인 감사본부장은 “서류와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으로 자료를 넘겨받아 회계사들이 수작업으로 정리하던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며 “기업 재무팀도 같은 플랫폼에서 자료를 보기 때문에 화상회의 등으로 비대면 감사를 하기도 편하다”고 말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인공지능(AI) 기술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전자공시와 관세청 등에 공개된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매출명세서에 기재된 거래 상대방의 사업자등록번호를 추출해 국세청 시스템에서 휴·폐업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도 자동으로 이뤄진다.

재고자산 실사에도 첨단 기술이 동원된다. 일부 회계법인은 가상현실(VR) 실사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VR 카메라로 촬영한 화면을 회계사가 VR용 고글을 쓰고 확인하는 방식이다. 지방과 해외 공장에 가지 않아도 현장을 확인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드론을 통한 실사도 도입되는 추세다. 조선소, 야적장 등 넓은 현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실사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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