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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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밀레니얼 투자자들이 3분기 말 보유한 상위 100개 종목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들은 지난 3분기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관련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자산관리 업체인 에이펙스 클리어링은 밀레니얼 세대(평균나이 31.9세) 계좌 156만3844개를 분석해 3분기 말 보유상위 종목 100개를 발표했다. 그 결과 테슬라 순위가 3위(2분기 말)에서 1위로 올라섰다. 보유비중도 2분기 9.5%에서 18.1%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2~5위는 차례대로 애플(보유비중 13.5%), 아마존(8.7%), 마이크로소프트(3.7%), 페이스북(2.6%)이였다. 6~10위는 엔비디아(2.3%), 디즈니(2%), 어드벤스 마이크로 디바이스(2%), 넷플릭스(1.8%), 보잉(1.7%)으로 집계됐다.

TOP100 목록에서 가장 큰 특징은 전기차 관련주가 많이 포진해있다는 것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중국 전기차업체 니오(NIO)는 순위가 2분기 47위에서 3분기 12위로 35계단 뛰었다. 보유비중은 1.5%로 대형주인 AT&T(1.2%), 델타항공(1%), 쇼피파이(1%)보다 많았다.

또 20위권에 전기차 업체와 합병 예정인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들이 두개나 등장했다. 스파르탄 에너지 어퀴지션의 순위는 2분기 말 100위 밖이었지만 3분기 말엔 24위로 높아졌다. 스파르탄 에너지 어퀴지션은 최근 프리미엄 전기차 업체 피스커(Fisker)와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27위를 기록한 토토이스 어퀴지션은 전기트럭 업체 하일리온(Hyliion)과 합병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스팩과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이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 밀레니얼 투자자는 코로나19 관련주에도 투자했다. 우선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모더나(38위), 존슨앤존슨(41위), 화이자(59위) 등이 목록에 있었다. 또 화상회의 앱 줌(21위), 스포츠 베팅회사 드래프트킹스(46위), 펠로톤(53위), 전자서명업체 도큐사인(51위) 등의 재택근무 수혜주들의 순위가 일제히 상승했다. 에이펙스 클리어링은 "밀레니얼은 코로나19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수혜주에 꽂히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탑3'의 보유비중이 대폭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2분기 기준 테슬라, 애플, 아마존의 비중은 29.9%였으나 3분기에는 40.3%로 늘었다. 에이펙스 클리어링은 "테슬라와 애플이 액면분할을 하면서 밀레니얼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밀레니얼 투자자들의 평균 투자금액도 2분기 2300달러에서 3분기 2700달러로 늘어났다. 이는 아직까지도 밀레니얼들은 증시를 낙관한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빌 카푸지 에이펙스 클리어링 최고경영자(CEO)는 "한가지 확실한 점은 밀레니얼들이 불확실성의 상황에서도 증시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