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미국 대형 기술주가 조정 국면에 들어가면서 기술·성장주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자금이 급격히 유출되고 있다. 인기 글로벌 기술주 ETF에서는 최근 하루 순유출액이 ‘닷컴 버블’ 후 2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美 기술주 ETF 자금 썰물…닷컴버블 이후 최대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운용자산이 1200억달러에 달하는 기술주 ETF인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는 지난 18일 35억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하루 유출액으로는 2000년 10월 후 최대 규모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2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기술주에서 탈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스닥100지수를 벤치마크로 삼는 이 ETF는 지난 2일 302.76달러로 최고가를 찍은 뒤 260달러 선으로 떨어졌다. 이달 들어 9% 넘게 하락했다.

9월 초부터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대형 기술주가 조정 장세에 접어들면서 관련 ETF에서도 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2일 고점 이후 21일까지 10.6%, S&P500 지수는 8.4% 하락했다.

다른 기술·성장주 ETF도 다르지 않다. 블랙록이 운용하는 S&P 미국 성장주 ETF(IUSG), 러셀1000 성장주 ETF(IWF) 등도 9월 들어 각각 8% 이상 주가가 빠졌다.

ETF뿐 아니라 기술주 중심의 펀드도 자금 유입이 저조하다. 블룸버그는 “지난주 스테이트스트리트의 기술주 중심 펀드는 올해 1월 이후 자금 유입이 가장 적었다”며 “반면 코로나19로 가장 타격이 컸던 이 운용사의 제조업 중심 펀드로는 올 6월 이후 주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