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10일 주가지수 선물·옵션과 개별 주식 선물·옵션의 만기일이 겹치는 ‘네 마녀의 날’ 우려에도 크게 동요 없이 상승 마감했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가 안정을 찾았고, 국제 유가는 오른 반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등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지면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0.87% 오른 2396.48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엔 24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을 앞두고 전날 지수가 1%대로 떨어지면서 수급 공백에 의한 지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주식시장은 순조롭게 흘러갔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선물·옵션 만기 속에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가 유입됐고, 현물도 매수세를 보인 점이 증시에 우호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80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5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기관이 47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은 67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2203계약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지난 7월 29일 이후 한 달 반 만에 장중 6만원을 돌파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삼성전자가 1.37% 상승 마감한 것을 비롯해 반도체 관련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최근 대형 수주 호재에 이어 증권가에서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 주요 증권사가 3분기 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 데 이어 삼성증권에서는 10조6150억원의 실적 전망치까지 제시됐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제조활동이 정상화된 가운데 미·중 분쟁으로 화웨이 부품 수급이 막히고, 중국과 인도 간 분쟁으로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점유율을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 마녀의 날

주가지수 선물과 옵션, 개별 주식 선물과 옵션 등 네 가지 파생상품 만기일이 겹치는 날이다. 3·6·9·12월 둘째 목요일에 발생한다. 이날은 주가가 막판에 요동칠 때가 많아 ‘마녀(파생상품)가 심술을 부린다’는 뜻으로 ‘네 마녀의 날’이라고 부른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