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900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조정장에서도 새로운 주도주가 등장해 지수를 방어하는 역할을 했다. ‘코스닥시장 주도주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코로나 폭락장에서 증시 반등을 이끌어낸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주춤한 사이 바통을 이어받은 후발 주자들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 수혜주’에서 ‘그린 뉴딜’ ‘5G(5세대)’ 관련주로도 불길이 옮겨붙었다.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 요건이 낮아지는 만큼 연말까지 순환매가 이어지며 900선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코스닥 900 눈앞…그린뉴딜·5G로 주도주 바뀌나

700% 뛴 엑세스바이오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월 코스닥지수가 800선을 넘어선 이후 엑세스바이오 주가는 700% 가까이 뛰었다. 코스닥시장 전체 종목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바닥을 쳤던 3월 19일 이후 코스닥지수가 800선까지 올라선 동안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종목은 시총 3위 알테오젠(947.86%)이다. 시총 상위 기업들은 코스닥지수가 428.35에서 800까지 오르는 동안 이처럼 일제히 급등했다. 알테오젠 외에도 시총 1, 2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씨젠은 같은 기간 각각 82.42%, 178.42% 뛰었다. 셀트리온제약(325.29%), 제넥신(136.93%)도 지수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800선을 넘어선 이후 주도주가 뒤바뀌고 있다. 지난 7월 23일 이후 코스닥지수가 9.55% 오르는 동안 셀트리온헬스케어는 0.10% 상승하는 데 그쳤다. 셀트리온제약(-4.27%), 에코프로비엠(2.43%), SK머티리얼즈(6.97%) 등과 같은 시총 상위 기업들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너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온 만큼 한 달 반 가까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셈이다.

거센 뉴딜 바람

시가총액 상위 업체들이 주춤한 사이 상승 흐름은 그린 뉴딜과 5세대(5G) 이동통신 관련 업체로 옮겨갔다. 풍력발전설비 업체인 유니슨은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63.24% 뛰었다. 코스닥지수가 800선을 넘어선 뒤로는 상승률이 217.78%에 달한다. 같은 기간 엔터주 JYP와 5G 관련 무선통신기기 제조사인 에이스테크도 각각 35.19%, 51.81% 급등했다. 바이오 관련주 가운데선 셀리버리(117.58%), 바이넥스(71.66%), 메디톡스(44.51%) 등이 두각을 나타냈다. 김재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수혜주에서 시작해 그린 뉴딜, 5G 관련주로 이어지는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새로운 대주주 양도세 기준이 적용되는 내년 1월을 앞두고 본격적인 조정이 예상되는 11월까지 지금과 같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지수도 2400 재탈환

코스피지수는 코로나19 재확산 공포를 딛고 지난달 18일 이후 16거래일 만에 240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0.74%(17.69포인트) 오른 2401.91에 마감했다. 이날 증시를 이끈 것은 대장주 삼성전자였다. 7일 삼성전자가 미국 1위 통신사 버라이즌에 8조원에 이르는 5G 장비를 공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틀 새 5.58% 올랐다.

8월 13일 연중 최고점(2437.53)을 기록한 코스피지수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재확산하면서 4거래일 만에 2200선으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신규 확진자가 100명대로 떨어지면서 하루 1조원 넘게 팔아치우던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도 잦아드는 모습이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부문장은 “네이버, 카카오가 주춤한 사이 그동안 저평가됐던 종목들이 주목받고 있다”며 “유동성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