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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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익을 노리는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신주인수권증권(WR)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하루에만 350% 수익률을 거둔 사례까지 나타나자 한탕을 노린 개미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등록된 신주인수권증권 13개 종목은 지난주에만 73.29% 급등했다. 신주인수권증권은 회사가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할 때 발행 회사의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증권이다. 신주인수권증권은 시장에서 보통주처럼 1주 단위로 거래해 차익을 남길 수 있다. WR 1주는 추후 회사 측이 정한 조건으로 주식 1주로 교환할 수 있다. 다만 등락제한폭이 없어 고수익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된다.
하루 새 350% 급등…'한탕' 노린 개미들, WR에 몰린다
최근 이런 고수익 고위험 상품에 개미들이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엄청난 수익률 때문이다. KR모터스 1WR은 지난 한 주간 31원에서 185원으로 치솟았다. 두산중공업 1WR도 같은 기간 1470원에서 4180원으로 184.35% 올랐다. 두 종목은 연초 대비 각각 1441.67%, 1648.72% 폭등했다. KR모터스와 두산중공업 보통주를 샀더라도 올 들어서만 각각 236.88%, 184.47% 수익률을 낼 수 있었지만 신주인수권증권 수익률은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하루 등락폭은 비트코인 이상이다. 두산중공업 1WR은 지난달 31일 하루에 89.45% 상승했다. 이날만 116억원어치가 거래됐다. 바이오 관련주는 등락폭이 더욱 크다. 오리엔트바이오 14WR은 지난달 20일 124% 폭등했다. 에이프로젠제약 13WR은 지난 4월 27일 249원에서 출발해 1120원에 마감했다. 하루에 349.80% 수익률을 거둔 셈이다. 하지만 급히 오른 만큼 하락폭도 컸다. 다음날인 4월 28일 에이프로젠제약 13WR은 37.50% 급락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운 좋으면 이틀 만에 1000%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글들도 등장하고 있다.

신주인수권증권 투자 수익률이 개미들 사이에서 알려지면서 연초 하루 1억3822만원에 불과하던 거래액은 지난 4일 212억6916만원으로 급증했다. 하루 거래량도 96만 주에서 462만 주로 늘었다. 높은 수익률을 노린 투기 개미들이 모여든 결과다.

하지만 하락 제한폭이 없는 신주인수권증권은 높은 수익률만큼 손실률도 클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주인수권증권의 의미조차 모르는 투자자들이 수익률만 보고 뛰어든 사례도 있다”며 “신주인수권증권 행사 시기와 행사 가격 등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