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본격 '상승 랠리' 이제 시작…비대면·수소경제株가 시장 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터진 지 반년이 지났지만 진정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경기 반등을 낙관하기도 어렵다. 반면 주식시장은 연중 최고점 수준으로 올라섰다. 주식시장과 실물경기의 괴리가 커지자 투자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고숭철 NH아문디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상승장의 시작점”이라며 “주식 투자를 늘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글로벌 경제가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 투자한 것이라면 이제부터는 코로나19 이후 세상의 변화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지금 주식을 포기한다는 것은 새로운 시대에 투자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지난 3월 1400선으로 추락한 뒤 올라오다 보니 상승장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현 증시는 작년 말 상황과 비슷하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가 해결되는 과정에서 본격적인 상승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 CIO는 1995년 조흥투자신탁운용에 입사한 뒤 우리CS자산운용과 사학연금 주식운용팀장을 거쳐 2018년 NH아문디자산운용 CIO로 부임했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가입한 ‘필승코리아 펀드’의 운용책임자다.

그는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주식이 주도주 자리를 내려놓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고 CIO는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일상과 소비 패턴, 정부 정책 등을 바꿔놨고, 시장은 이런 변화에 높은 가치를 매기고 있다”며 “BBIG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실적 개선을 통해 시장 우려를 해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린 뉴딜’ 정책 관련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친환경 에너지, 모빌리티 주식을 추천했다. 그는 “친환경 에너지는 기존 신재생에너지는 물론 수소경제를 포함한 개념”이라며 “정부 계획대로 수소경제를 확립하기 위해선 반도체산업처럼 국산화가 중요한 만큼 잠재적인 수혜주들을 물색하면서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빌리티 분야도 2차전지와 전기차, 수소경제와도 접목된 개념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테마”라며 “시장 주도주인 비대면 주식과 동일한 무게를 두고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주가수익비율(PER) 등 밸류에이션 지표로 기업의 적정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무의미해졌다고 했다. 그는 “주요 기업이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가는 상황에서 당장의 실적을 보고 얼마가 비싸고 얼마가 싸다는 논쟁은 의미가 없다”고 평가했다.

그보다는 “미래를 보면서 어떤 기업이 어떤 장기계획을 제시했고, 어떤 투자 테마를 제안하는지 판단하고 투자하는 게 맞다”고 했다. 그는 “전통적인 가치주가 투자자에게 외면받으면서 다시 시장을 이끌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래 지향적이면서 가치주 매력을 겸비한 새로운 개념의 가치주가 시장에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증시 전망에 대해서는 “코로나19가 다시 한 번 확산하면서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더라도 지난 3월과 같은 패닉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