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숨고른 후 4분기 상승…외국인 돌아와 박스권 돌파"
주가가 코로나19 이전 고점 회복을 코앞에 두고 있다. 그동안 ‘동학개미’들은 폭락장을 받쳤고, 돌아온 외국인은 고점 탈환에 힘을 보탰다. 동학개미 사이에서는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라는 말이 나온다. 폭락장에 뛰어든 용기의 대가로 수익을 얻는 시간은 끝났다.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종목을 선별하는 실력이 필요한 시간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여의도 고수’ 10명과 인터뷰했다. 첫 번째 순서는 신진호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사진)다. 신 대표는 1039억원 규모의 ‘마이다스책임투자’ 펀드와 국민연금 자금 2조원을 운용하고 있다. 인터뷰 전문은 한경닷컴(www.hankyung.com/finance/article/202007299259i)에서 볼 수 있다.

신 대표는 앞으로 주가는 횡보하거나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국을 보면 경제활동 재개와 함께 증시의 V자 반등이 완성됐다. 경제지표들도 그동안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발표된 미국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증가한 것을 예로 들었다. 국내에서 개인투자자의 신용 융자잔액이 늘어나는 것도 단기 조정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3분기 차익실현에 따른 조정을 거치고 외국인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확실한 매수세로 돌아서는 4분기께 박스권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외국인 매도 대부분을 차지했던 패시브 자금이 삼성전자로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 등 새로운 주도주에 대해서는 “상승장에서 성장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많이 반영됐다. 한두 달 에너지 충전 과정을 거쳐 재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중 네이버와 카카오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두 종목은 국내 다른 어떤 업종이나 종목보다 장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유망 종목으로는 대형주 가운데선 현대자동차를 꼽았다. 신 대표는 “글로벌 평균판매단가(ASP)가 전년 대비 20%, 내수 ASP가 11% 상승했다”며 “판매량이 전년 수준만 유지됐다면 놀라운 수준의 실적 회복이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해외 매출이 회복되는 하반기에 더욱 기대할 만한 실적이라고 했다.

향후 주의깊게 봐야 할 지표로는 테슬라 주가와 미국 금리를 꼽았다. “오는 9월 15일 배터리데이 행사에서 테슬라가 어떤 숫자와 계획을 발표하는지에 따라 세계 성장주, 특히 국내 전기차 및 2차전지 관련주의 주가가 춤을 출 것”이라고 했다. 9월 18일에는 테슬라의 S&P500지수 편입 여부가 결정된다. 지수에 편입되면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추가 상승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미국 정부가 풀어놓은 유동성을 거둬들이기 위해 금리를 조정할 것이며, 이는 정상화 과정이긴 하지만 증시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 투자처로는 현시점에서는 미국보다 중국이 유망하다고 했다. 성장률이 높고, 미·중 무역분쟁을 계기로 내수시장을 확대하고 있어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는 이유를 들었다. 미국은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 법인세를 올릴 것이고, 이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1억원으로 포트폴리오를 짠다면 어떻게 배분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주식 60%에 금 20%, 현금성 자산 20%로 포트폴리오를 가져갈 것을 추천한다”고 답했다. 주식매니저로서 주식 비중이 너무 낮은 것 아니냐고 하자 그는 “나는 보수적 성향의 투자자다. 주식 60%면 시장에 기회가 많다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만약 보수적 투자자가 주식 80~90%를 권유하면 그때를 증시 고점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