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주가에 턱없이 미달한 실제 주가. 증권사들을 싸잡아 비판할 때 등장한 단골 메뉴였다. 지난 몇 년간 한국 주식시장이 전체적으로 횡보하며 활력이 떨어져 벌어진 일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급락했던 주가가 반등하는 과정에서 상황이 달라졌다. 시장은 다이내믹하게 변했다. 주가가 하락해도 이튿날 회복하는 날이 많아졌다. 주가가 급등해 목표주가를 넘어서거나 육박하는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올라가는 주가를 따라잡는 상황이다.
바이오·배터리·게임 등 '파죽지세'…29종목, 목표주가 훌쩍 뛰어넘어
새로운 스타의 탄생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사이트에 지난 한 달간(5월 24일~6월 24일) 올라온 목표주가 상향 조정 리포트는 430개에 달했다. 주말을 빼면 하루 평균 20개에 가까운 숫자다. 코로나19 이후 빠른 회복, 급등한 주가를 반영하려고 보고서를 냈지만 역부족이다.

증권사 세 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302개 상장사의 목표주가와 지난 24일 주가를 비교해봤다. 이미 목표주가를 넘긴 기업은 29개에 달했다. 목표주가의 95%까지 도달한 종목도 21개나 됐다.

새로운 주도주로 자리잡은 바이오 배터리 인터넷·게임 업종의 대형주(BBIG7)는 당연히 명단에 들어가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80만원을 넘어선 지 한참 됐지만 여전히 목표주가 평균은 62만원대다. 31만원을 돌파한 셀트리온도 목표주가를 10% 이상 넘어서고 있다. 삼성SDI도 목표주가를 넘어섰다.

빅7 가운데 엔씨소프트(99.2%), 카카오(94.9%), 네이버(94.3%), LG화학(97.5%)은 목표주가에 근접하며 애널리스트들을 압박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성장주를 발견한 시장의 심리가 쏠림 현상을 만들고, 이는 주가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기술 실적주도 급등

성장주뿐 아니라 실적주와 미래 기술과 관련된 종목의 주가도 상단을 뚫었다. 연료전지를 제조하는 두산퓨얼셀,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한 핵심 소재(양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도 목표주가를 넘어섰다. 두산퓨얼셀 주가는 목표주가의 두 배에 육박했다.

실적 개선주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하이트진로(98.7%), 롯데하이마트(98.3%), NHN한국사이버결제(96.3%) 등도 24일 목표주가에 거의 육박한 수준으로 치고 올라갔다.

애널리스트들이 급등하는 주가를 따라잡는 것은 구조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단기 급등하는 경우 애널리스트들이 그에 맞춰 매번 목표주가를 수정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실적 뒷받침됐다면 주가는 더 오를 것

급등한 종목의 앞날도 궁금해진다.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이 이어지면 오른 종목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문종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실물경기 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돼 가치주로 분류되는 기업들의 업황 회복이 늦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실적 개선과 높은 성장성을 보이는 종목은 지속적으로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작년에 비해 영업이익이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카카오, 엔씨소프트, 하이트진로 등이 그런 사례에 속한다. 네이버 NHN한국사이버결제 더블유게임즈도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증가할 전망이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