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우선주들이 전례없는 급등을 이어가고 있다. 가파른 상승세에 역대 최장기간 연속 상한가 신기록도 썼다. 한국거래소는 투자 경고와 거래 중단 등 각종 안전장치를 가동하고 있지만 몰려드는 개인 매수세에 당황하는 모습이다.

이상 급등 경고에도…내달리는 중소형 우선주
삼성중공업 우선주는 17일 29.84% 급등한 74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상 급등으로 거래가 정지됐던 지난 9일과 12일을 제외하고 10일 연속 상한가다. 이달 주가 상승률은 1270%에 이른다. 삼성중공업 우선주는 주식시장의 가격제한폭이 30%로 확대된 2015년 이후 최장기간 연속 상한가 기록을 경신했다. 기존 기록은 지금은 상장폐지된 선박투자회사 코리아2호가 2017년에 세운 9일이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상한가를 기록한 16개 종목 가운데 14개가 우선주였다.

증권가에서는 우선주 폭등이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배당을 많이 받을 수 있고, 기업이 청산하면 부채를 제외한 잔여 재산을 보통주보다 먼저 분배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 급등은 이런 장점과는 관계가 없다. 삼성중공업 우선주는 2016년 이후 실적 부진으로 한 번도 현금배당을 하지 않았다. 마지막 배당이었던 2015년 결산배당금은 주당 300원으로, 17일 종가를 기준으로 한 배당수익률은 0.04%에 불과하다. 3일 연속 상한가를 친 SK증권 우선주도 작년 주당 15원밖에 배당하지 않았다. 17일 종가는 6960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우선주가 보통주 대비 부진하던 시기에 상장사들은 보통주 전환 옵션이 있거나, 일정 수준의 배당금을 보장해주는 등의 신형 우선주를 내놓았는데, 이번에 급등한 우선주들은 그런 옵션이 없는 종목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별한 이유 없이 주가가 치솟는 것은 소수 세력의 매수세에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영향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는 삼성중공업 우선주를 43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한국거래소는 우선주 10개 종목을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하고 일부 종목의 매매를 정지하는 등 투자자 보호책을 동원하고 있지만 급등이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우려를 나타냈다. 거래소 관계자는 “투자 경고와 매매 정지 등 기존 조치 외에 추가적인 대책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이날 우선주 주가 상승률 상위 20개 종목의 보통주 대비 주가 괴리율이 917%에 달한다며 투자유의 안내를 배포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