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언택트) 시대에 농업 투자 보고서를 준비중인 증권사 리서치팀이 있다. 장기 투자 전략을 짜는 대신증권 장기전략리서치부 얘기다. 이 리서치부는 다음달 중순 글로벌 농업 투자 전략을 담은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보고서에는 농산물 선물 거래 동향, 주요 글로벌 농산물 기업 분석 등을 담는다.

최첨단 산업이 주름잡는 시대에 농업 투자 전략을 짜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대신증권이 이 보고서를 내기로 한 건 2000년대 들어 글로벌 분업이 강화되면서 농산물 전문 기업의 패권이 강화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농산물이 필요하지 않은 국가는 없다. 때문에 관련 공급망을 장악한 기업은 큰 이윤을 보장 받을 수 있다는데 착안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장기전략리서치부장은 "무역전쟁 등 최근의 국제정세도 식량 무기화를 재촉하는 면이 있다"며 "농산물 생산, 유통, 소비 단계에서 어떤 기업이 패권을 갖고 있는지를 분석해 보고서에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로 기관의 관련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9월까지 매달 1회씩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뿐만이 아니다. 해외 유망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분석해 매 분기마다 보고서를 내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국내에는 아직 해외 리츠를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자료가 많지 않다. 대신증권은 이 보고서를 통해 관련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달 20일께 첫 보고서가 나온다. 일단 미국, 일본 리츠 분석을 담고 이후 싱가포르까지 범위를 넓히려고 한다.

다음달 말에는 프롭테크(prop tech) 투자 보고서를 낸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을 뜻하는 영어 단어를 합친 말로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 다방, 직방처럼 온라인으로 들어온 부동산 거래를 뜻한다. 미국, 일본 등 프롭테크 시장이 발달한 국가의 상황을 분석한 뒤 한국 시장의 미래를 예측한다.

김 부장은 "최근 리츠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지만 좋은 리츠를 선별하는 방법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며 "관련 정보를 리츠 보고서에 담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데이터 관리, 리모델링 등 프롭테크 비즈니스를 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국내에서 속속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정보를 투자자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