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운용 중인 그룹주 펀드들의 설정액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삼성그룹주 펀드를 제외하면 '대기업 그룹주 펀드'라는 펀드명이 민망할 정도의 소규모 펀드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삼성그룹주 펀드 순유입액은 114억원을 웃돌았다. 반면 현대차 롯데 LG 등 기타그룹주 펀드로 들어온 전체 자금은 77억원에 그쳤다. 돈이 들어오지 않자 다른 그룹주 펀드는 소형펀드로 전락하고 있다.

하나UBS자산운용이 2018년 출시한 롯데그룹주 펀드인 '하나UBS롯데그룹주증권투자신탁'는 설정액 50억원 안팎에 머물렀다. 이 펀드는 롯데푸드,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등 롯데 관련주와 채권으로 채워져 있다.

LG그룹과 현대차그룹 펀드도 설정액 감소 추세가 가파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설정한 LG그룹주 펀드와 현대차그룹 펀드는 각각 51억원, 97억원의 설정액을 기록하고 있다. 2017년까지 100억원대에 달했던 '키움현대차그룹과함께증권투자신탁'의 운용 규모도 64억원에 그치고 있다. 삼성·현대차·SK·LG·롯데를 담은 5대그룹주 펀드인 '미래에셋5대그룹주증권투자신탁' 'KBSTAR5대그룹주상장지수증권신탁' 등은 한때 100억원 넘게 자금이 몰렸지만 현재는 4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반면 삼성그룹주 펀드는 운용액이 대부분 100억원을 넘고, 가장 운용규모가 큰 '삼성KODEX삼성그룹주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의 경우 설정액이 7152억원에 달했다.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도 운용액이 2000억원을 넘는다.

지난 3월 말 이후 반등장에서 삼성그룹의 시총 증가율은 다른 그룹에 못 미쳤음에도 삼성그룹주 펀드 유입액은 기타그룹주 펀드보다 많았던 셈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최근 반등장에서 10대 그룹 중 시총 증가율이 가장 부진한 수준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공모펀드 부진 속에서도 그나마 선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