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지난해부터 기업 오너 고객들의 가업승계와 관련한 고민을 해결해주는 전담조직인 가업승계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금융자산가 고객에 대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개인자산관리(WM) 부문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증권이 가업승계연구소를 신설한 것은 벤처·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고액 자산가들이 증여·상속 문제를 가장 크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자체 조사에 따르면 컨설팅을 받은 자산가들은 현재의 고민을 묻는 질문에 ‘증여·상속’(30.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금융수익’(30.0%)과 ‘양도소득세 절세’(19.2%), ‘부동산 투자’(14.0%), ‘보유기업의 자금운용 방안’(2.2%) 순으로 답변이 많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17년 12월 발간한 중소기업 가업승계 실태 보고서에서도 비슷한 조사 결과가 실렸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오너 67.8%는 가업승계 계획이 있다고 답했지만, 이 중 58.2%가 승계 방법을 결정하지 못해 증여와 상속 등 구체적인 실행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증권은 이런 수요에 맞춰 가업승계연구소를 신설하는 동시에 업계에선 최초로 가업승계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회사 측은 그동안 금융권에서 제공해 온 가업승계 서비스가 오너 개인의 세무상담이나 기업대출 관련 컨설팅 등 필요 영역별로 제공되다 보니 가업승계 전반에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가업을 잇는 후계자 양성, 상속과 증여, 인수합병(M&A) 등 실제 가업승계 절차의 모든 과정에 대한 ‘토털케어 서비스’를 내놨다.

삼성증권의 가업승계서비스는 단계별로 진행된다. 먼저 컨설팅 보고서를 제공하고, 이어 가업승계연구소가 주축이 돼 세무, 부동산, 투자은행(IB) 전문가들과 함께 고객의 상황을 분석한다. 필요하면 제휴관계에 있는 삼정회계법인, 삼일회계법인 등 외부 전문기관과도 협업해 깊이 있는 가업승계플랜을 설계하도록 돕는다.

또 승계를 받게 되는 경영 후계자가 차질없이 가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Next CEO’ 포럼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경영지식과 관리기법 습득, 경영인 네트워크 확보 등을 장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실제 가업승계를 실행하는 단계에서도 해당 기업의 특성에 따라 사내 IB부서나 제휴를 맺은 M&A거래소, 회계법인 등이 파트너로 나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삼성증권과 거래 중인 3000개 기업의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해 가업승계 기업의 M&A를 지원한다는 장점도 있다.

이런 모든 가업승계 서비스 과정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가업승계연구소는 업계 최고 수준의 어드바이저리 인력으로 구성됐다는 평가다. 박사급 인력이 포함된 세무전문가를 비롯해 부동산분석 전문인력 등도 합류했다. 연구소 인력 외에 법인영업컨설팅팀, IB부문 등이 태스크포스(TF) 형태로 협업하고 있다.

삼성증권 측은 가업승계 관련 컨설팅을 받고 만족한 고객의 80% 이상이 추가 컨설팅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전국을 순회하며 컨설팅해본 결과 국내 자산가들의 증여·상속과 연계된 가업 승계에 대한 관심은 기대 이상이었다”며 “예민한 개인정보를 상당 기간 공유해야 하기 때문에 한번 상담을 진행한 세무전문가가 주치의처럼 계속 맡을 수 있도록 ‘나의 세무 매니저(My Tax Manager)’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사재훈 삼성증권 리테일부문장은 “가업승계란 결국 가업의 승계와 자산의 상속이 체계적으로 준비되고 실행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며 “단편적인 조언이나 실행력 없는 제안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