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등장한 ‘개미군단’ 중에는 한 방을 노리는 단타매매족도 있다. 이들은 마스크, 손 세정제 등 코로나19의 수혜주에 주목했다. 일부 종목은 연초 대비 두 배 넘게 주가가 뛰면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수혜와 무관한 사업을 영위하면서도 테마주에 묶여 주가가 오르는 ‘허당 테마주’도 있어 투자에 유의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손 세정제 테마주로 묶인 코스닥 상장사 승일은 국내에서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1월 20일 이후 8일 만에 64.40% 올라 연중 최고점을 찍었다. 세계 1위 항균브랜드 데톨에 손 소독제를 납품한다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회사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매출의 70%를 부탄가스, 살충제 등 에어로졸 캔에서 창출하는 제관업체다. 손 세정제 테마주인 MH에탄올(32%), 창해에탄올(51%) 등과 비슷한 주가흐름을 보여 여전히 테마주로 묶인 모습이다.

마스크 관련주는 단순 테마주가 아니라 사회구조적 변화의 수혜주로 꼽히며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다. 코로나19 이후 위생의식이 높아지고 중국의 공장 재가동으로 미세먼지 문제가 계속되면 마스크 착용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으리란 판단에서다.

오공본드로 유명한 접착제 생산업체 오공이 그 혜택을 봤다. 시판되는 오공마스크라는 제품을 오공이 생산한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마스크 품귀현상이 일어났던 1월 20일부터 2월 20일까지 한 달간 주가는 157.59% 올랐다. 실상은 계열사인 오공티에스가 마스크를 유통했을 뿐 오공이 마스크를 생산한 것은 아니었다.

테마주는 투자자들 간 풍문에서 시작되는 것이 많기 때문에 실제와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소문의 근원지 파악은 물론 허위사실에 대한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가 단타매매로 이득을 보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이럴 때일수록 본인이 투자하려는 기업에 대한 꼼꼼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