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장이 급락할 때 반등에 베팅한 레버리지펀드 투자자들이 쓴맛을 보고 있다. 한 달 새 투자금이 반 토막 났다. 전문가들은 주가 지수가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변동성이 큰 만큼 섣불리 한쪽 방향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반등 베팅한 레버리지 투자자 '원금 반토막'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장이 상승하면 그보다 두 배의 수익을 내는 레버리지펀드 수익률이 최근 한 달간 -51.70%(3월 20일 기준)를 기록했다. 69개 레버리지펀드의 설정액은 10조656억원이지만 수익률을 반영한 현재 순자산은 5조5337억원에 불과하다.

투자자들은 2200선을 웃돌던 코스피지수가 1400선까지 떨어지는 사이 계속해서 시장 반등에 돈을 걸었다. 최근 한 달간 4조1352억원이 몰렸다. 지금도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레버리지펀드에 새로 들어온 돈은 1조9446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시장 변동성이 커 섣불리 바닥을 잡으려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분간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될 것”이라며 “2분기까지 전염병이 확산하고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 상장사들의 재무상태가 악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이 안정을 찾으려면 글로벌 신규 확진자 감소, 코로나19 백신 개발 등 획기적인 진전이 있거나 미국 중앙은행(Fed)의 회사채 매입 등으로 신용 리스크가 완화돼야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각종 부양책을 쏟아내고 방역에도 힘쓰고 있지만 정점 통과엔 시간이 좀 더 걸릴 듯하다”며 “아직은 위기 관리에 집중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