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증시 급락은 미증유의 사태이다 보니 바닥이 어디인지조차 가늠하기 어렵다. 증권가에선 최근 상황이 단순 유행병을 넘어 글로벌 경제위기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떠올리게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피지수 하락률은 33.7%(20일 종가 기준)로 집계됐다. 지난 1월 고점 대비 하락률은 35.7%에 이른다. 유가 폭락, 환율 급등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역대 위기 때보다 훨씬 가파른 하락세다.

과거 위기 때 바닥은 연중 고점 대비 50~60% 선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코스피지수는 연중 고점 대비 57.2% 떨어진 선에서 바닥을 형성했다. 1998년 외환위기 땐 고점 대비 75.8% 떨어졌다.

최근 하락폭이 30%가량이기 때문에 과거처럼 위기로 치닫는다면 20~30%가량 추가 하락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런 시나리오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1100선까지 밀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락 후 반등 형태에도 관심이 쏠린다. 1998년 외환위기 때 코스피지수는 ‘역(逆)N자’로 하락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땐 V자 형태로 반등했다. 2007년 말 위기가 터진 뒤 이듬해 10월까지 코스피지수가 54.5% 떨어졌다. 하지만 2009년 빠르게 위기를 극복하면서 지수가 강하게 반등해 2011년 5월까지 137.4% 상승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