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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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 약세) 마감했다. 세계 금융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탄을 맞으면서 '달러 품귀 현상'이 빚어져서다.

1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0.0원 폭등한 1285.7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6월29일 기록한 1285.8원 이후 11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날 1257.0원에 급등 출발한 환율은 빠르게 올라 장중 1290원대에 진입했다. 이후 당국의 구두 개입 등으로 일부 상승폭을 되돌리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환율은 장 막판 들어 완만하게 상승했다.

코로나19라는 악재가 금융시장을 덮치면서 '달러 품귀 현상' 빚어진 것이 원·달러 환율 급등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간밤 미국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6.3% 폭락해 2만선을 내줬다. 2017년 2만선에 올라온 이후 3년 만에 랠리를 끝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5.18%, 나스닥 지수도 4.7% 떨어졌다.

국제유가도 18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날보다 배럴당 24.4%(6.58달러) 떨어진 20.37달러에 장을 마쳤다. 2002년 2월 이후 18년 만의 최저수준이다.

위험자산 뿐만 아니라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도 폭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3.1%(47.90달러) 하락한 1477.90달러를 기록했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금융위기에 준하는 수준으로 주식, 채권, 환율, 상품 등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흔들리면서 달러에 대한 맹목적인 선호가 이어졌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원·달러 환율의 상단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부연했다.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더 상승한다면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개입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한국은행이 보유한 외환보유고 가운데 환율 방어를 위한 자금 투입, 통화 스와프 등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