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하락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백신 전문기업인 SK케미칼녹십자가 반등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감염병 예방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져 백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녹십자는 8000원(7.27%) 오른 11만8000원에 마감했다. SK케미칼도 1800원(3.43%) 상승한 5만43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3.19%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국내 최대 백신기업 녹십자는 최근 코스피지수보다 훨씬 덜 빠지며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코스피지수가 21.04% 주저앉을 때 녹십자는 7.17% 하락에 그쳤다.

SK케미칼은 코스피지수와 비슷한 폭(-23.80%)으로 하락했으나 이날 상승 반전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이들 종목이 선방하는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로 질병 예방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져 백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백신은 질병 예방이 목적이라는 점에서 치료가 주요 목적인 일반적인 의약품과 구분된다.

이런 전망 때문에 해외에서도 최근 백신 전문기업의 주가가 높아지는 추세다. 미국 백신 전문업체인 이머전트바이오솔루션스와 노바백스 주가는 지난달 초부터 이달 13일까지 각각 24.81%, 10.37% 상승했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종플루 사태 직후인 2010년 GSK 등 글로벌 백신 기업의 매출이 30% 정도 늘었던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기업도 주목받고 있다.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하면서 주요 공매도 대상이었던 바이오기업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매도 청산 시 나오는 쇼트커버링(공매도한 물량을 되사는 것)이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바이오기업 주가 상승폭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적지 않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쇼트커버링으로 인한 주가 상승은 일시적인 데다 폭도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