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도 이달 5.5조 저가매수…외국인은 5.5조원 '팔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로 주식시장의 폭락장세가 본격화하자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은 본격적으로 '사자'에 나서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1월 20일 이후 이달 12일까지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조6천10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특히 연기금은 지난 2일부터 12일까지 9거래일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 누적 순매수 금액은 1조745억원에 달했다.

지난 2월 한 달간 누적 순매수 금액이 3천476억원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이달 들어 본격적으로 매수세가 두드러지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주가 폭락 국면에서 쏟아지는 매물을 받아주는 안전판 역할을 하는 한편 저가 매수로 향후 지수 반등을 노린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지난 12일 코스피는 3.87% 폭락한 1,834.33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지수는 2015년 8월 24일(1,829.81) 이후 4년 6개월여만의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직전 고점(2,267.25)과 비교하면 19.09% 하락해 약세장 진입을 코앞에 두게 됐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기금 중심으로 나타난 기관 매수세는 기본적으로 저점 매수라 볼 수 있다"며 "지수가 2,000선 아래로 내려가면 연기금 중심 매수가 들어오는 모습이 지난 10년간 대체적인 증시의 흐름이었다"고 설명했다.

폭락 증시에 소방수 될까…연기금, 이달 1조원 순매수
개인 투자자들도 저가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은 이날 5천37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6거래일 연속 '사자' 행진을 지속했다.

이에 따라 이달 누적 순매수 금액은 5조4천973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외국인은 이날 하루 만에 8천971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반대로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이달 누적 순매도 금액은 5조5천299억원이었다.

이처럼 개인과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거 사고팔며 공방을 이어가는 와중에 연기금이 가세하면서 향후 지수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실제로 지난 12일 한때 코스피는 5% 넘게 급락해 1,800대 후반까지 후퇴했으나 장중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줄여 겨우 1,830선을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 유의미한 지수 반등을 논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의 매도세는 국내 주식시장에만 해당하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투자자들이 글로벌 전체 위험자산 비중을 줄여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매도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근 기업 공모 시장이 냉각돼 있고 기타 시장이 위축된 상태여서 기관 역시 매수 여력이 크다고 볼 수는 없다"며 "기관의 저가 매수에 큰 의미를 부여할 정도로 시장이 안정된 단계에 도달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 코스피 투자자별 순매수 추이 (단위: 백만원)
┌───────┬───────┬───────┬──────┬──────┐
│ 일자 │ 외국인 │ 개인 │기관합계(연 │ 연기금 │
│ │ │ │ 기금 포함) │ │
├───────┼───────┼───────┼──────┼──────┤
│ 3/2-3/12 │ -5,529,908 │ 5,497,335 │ -455,524 │ 1,074,534 │
├───────┼───────┼───────┼──────┼──────┤
│ 1/20-3/12 │ -10,332,775 │ 13,045,443 │ -4,053,853 │ 1,610,487 │
├───────┼───────┼───────┼──────┼──────┤
│ 3/12 │ -888,382 │ 537,667 │ 275,062 │ 74,158 │
└───────┴───────┴───────┴──────┴──────┘
(※ 3월 12일 금액은 최종 장 종료 전 잠정치)
(자료=한국거래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