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채권(ETN)이 최근 변동성이 커진 유가 움직임을 제대로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기초자산이 동일한데도 어떤 상품은 가격이 올랐지만 다른 상품은 하락하는 일마저 발생하고 있다.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서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은 290원(5.97%) 오른 5150원에 마감했다. 이 상품은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을 두 배로 추종한다.

반면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등 이 상품과 기초자산이 동일한 다른 ETN은 일제히 5~6%가량 떨어졌다. 이처럼 상품마다 엇갈린 주가 움직임을 보인 결과 이들 주요 원유 ETF·ETN의 ‘괴리율(순자산가치 대비 시장가격)’이 크게 치솟았다. 신한 레버리지 WIT원유 선물 ETN(H)의 괴리율은 49.09%로 50%에 육박했다.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24.88%)은 20%대 중반에 달했다. ‘KBSTAR 미국 S&P 원유생산기업(합성H) ETF’(17.32%) 등도 괴리율이 10%를 넘었다. 이는 ETF·ETN의 시장가격이 순자산가치 대비 적게는 10%대, 많게는 50%까지 고평가됐다는 뜻이다.

이처럼 높은 괴리율이 발생한 것은 이들 상품을 운용하는 증권사들이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인터넷 종목토론방에 글을 올려 “LP 보유 물량이 소진되면서 시장가격이 이상 급등하고 있다”며 “예정대로 11일 500만주가 추가 상장되면 이같은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