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증시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초단기 투자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로 몰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저금리 기조와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다 올 들어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단기 부동 자금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갈 곳 잃은 돈, MMF(머니마켓펀드)로 몰린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MMF 설정액은 작년 2월 말 대비 40.3% 늘어난 147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10년 내 최대 규모로 이달 들어서만 19조2000억원 급증했다. MMF는 금리가 연 1%대로 낮지만 언제든지 환매할 수 있기 때문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을 때 자금을 일시적으로 넣어두는 단기 상품으로 분류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 정부에서 내놓은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안전자산 선호가 커지면서 MMF에 몰리는 것으로 분석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규제로 갈 곳을 잃은 자금이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급격하게 단기 부동화되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발(發)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이 초강세를 보였던 2009년보다도 더 많은 자금이 최근 MMF에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MMF 설정액의 대규모 증가는 국고 자금과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관, 법인 자금이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과거 이처럼 단기간에 대규모로 MMF 설정액이 증가한 사례는 없었다”고 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에 이연 소비가 발생하고 기업 실적 전망까지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나야만 주식시장으로 돈이 흘러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