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코스피200지수 내 특정 종목 시가총액이 전체의 30%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한 ‘시총 상한제(캡)’ 조기 적용을 철회하기로 했다.

거래소는 19일 “6월 지수 정기조정 시기에 맞춰 시총 캡을 적용할 방침”이라며 “이보다 앞서 내달 조기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대응 기간이 부족하다는 업계 의견을 수용해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코스피200지수 등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동일 종목 편입 상한을 기존 30%에서 해당 종목의 시총 비중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금융투자업규정 시행세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관련법이 개정되면 운용 규제가 실질적으로 해소되는 만큼 상한제 적용을 서두를 필요가 없어졌다는 설명이다. 코스피200지수 내 삼성전자 시총 비중은 지난해 12월 9일 30%를 넘어섰고 이달 18일 기준 32.19%로 확대된 상태다.

30% 시총 캡은 시장이 특정 종목으로 과도하게 쏠리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코스피200 등 주요 주가지수에서 한 개 종목의 시총 비중이 30%를 넘으면 비중을 강제로 낮추는 제도로 지난해 6월 도입됐다. 이에 따라 매년 3~5월 또는 9~11월 특정 종목의 평균 비중이 30%를 초과하면 6월과 12월 선물 만기일 다음 거래일에 해당 종목 비중을 30%로 하향 조정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