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도 영화 기생충 효과

작년 매출 50%↓· 순손실 248억

"과열 국면" vs "성장성 반영"
주가 급등에 엇갈린 시각
3년연속 적자기업 바른손이앤에이…주가 150% 급등

바른손이앤에이(3,530 -14.73%)는 지난해 순이익이 적자 전환했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매출은 50% 감소하고 영업적자는 3년째 이어졌다. 이 같은 실적을 발표한 지 나흘째 되던 날부터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10일 19.3%, 11일 23.1% 오른 데 이어 12일과 13일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급등 전 1412억원이었던 이 회사 시가총액은 나흘 만에 3499억원으로 147.8% 불어났다.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 효과 덕택이다. 바른손이앤에이는 기생충의 제작사다.

3년연속 적자기업 바른손이앤에이…주가 150% 급등

급등한 바른손이앤에이 주가를 두고 투자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과거 금융감독원의 불공정거래 모니터링 대상에 수차례 오르는 등 위험한 테마주라는 지적과 함께 향후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심리가 선반영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바른손이앤에이는 1985년 문구업체로 출발한 기업 바른손(옛 바른손팬시)의 지분 32.4%를 보유한 모회사다. 주요 사업은 게임과 영화다. 게임 관련 계열사로는 스튜디오8과 엔엑스게임즈, 엔투스튜디오, 이브이알스튜디오 등이 있다. 영화 관련 계열사로 영화사 버들, 시오필름, 임프린트 등을 거느리고 있다. 영화 기생충 투자사로 잘 알려진 벤처캐피털(VC) 컴퍼니케이파트너스와도 관계가 있다. 이 VC는 2006년 문양권 바른손이앤에이 대표가 버추얼텍, 금보개발과 함께 설립했다. 바른손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2014년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3년연속 적자기업 바른손이앤에이…주가 150% 급등

바른손이앤에이는 지난해 매출 153억원, 영업적자 184억원, 순손실 248억원을 냈다. 2018년에 비해 매출은 147억원(49%), 영업적자는 46억원(20%) 줄었다. 순이익은 2018년 809억원에서 지난해 -24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출시한 게임의 흥행 부진 때문”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바른손이앤에이는 기생충 효과 덕분에 대중에 영화 투자사로 알려졌지만 사업 비중을 보면 게임 사업이 더 크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기준 게임 사업이 46.3%, 영화 관련 사업은 32.4%였다.

이 회사의 실적에 큰 타격을 준 건 PC 다중접속역할수행(MMORPG) 게임 아스텔리아다. 서비스 시작 전만 해도 개발에만 수백억원을 쓴 기대작으로 꼽혔다. 하지만 지난해 1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해 1년 만인 지난달 국내 서비스를 종료했다. 아스텔리아를 포함해 바른손이앤에이가 지난해 3분기까지 PC 온라인 게임으로 국내에서 거둔 매출은 약 7억원에 그친다.

한편 바른손이앤에이의 주가가 치솟자 2017년 이 회사에 전환사채(CB)로 43억원을 투자한 원아시아파트너스는 13일 전환청구권을 행사했다. 주당 전환가액은 1957원으로 이날 종가를 적용한 수익률은 153.2%다. CB 투자자들이 배정받는 신주 220만 주의 상장일은 오는 27일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