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보다 비싼 귀금속이 된 팔라듐이 올 들어서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국제 원자재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팔라듐은 트로이온스(31.1g)당 2357.50달러로 역대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이후 2300달러대 중반에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5일까지 팔라듐 가격 상승률만 23.02%에 달한다. 전통적인 귀금속의 대표 주자이자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4.19%)보다 상승률이 높다. 지난해 8월 130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팔라듐 가격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국제 원자재 가운데 왕좌에 오르는 분위기다.

팔라듐은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 장치의 촉매로 쓰인다. 유럽연합(EU)에서 배기가스 규제를 강화하면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중국도 배기가스 규제에 동참하면서 팔라듐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공급량은 제한적이다. 팔라듐은 러시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세계 공급량의 80%가량을 차지한다. 러시아는 잦은 정전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팔라듐의 글로벌 수요는 연간 310t을 넘어가지만 공급량은 수요 대비 90% 미만으로 낮다. 글로벌 재고는 3t 이하에 불과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달 팔라듐값이 트로이온스당 350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국내에서 팔라듐에 투자하려면 팔라듐 상장지수펀드(ETF)에 가입하는 방법이 있다. KB자산운용이 운용하는 ‘KB스타팔라듐선물ETF’가 현재로서는 유일한 상품이다. 이 상품의 올해 수익률은 25.71%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팔라듐 ETF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 중인 에버딘사의 ‘ABERDEEN PHYSICAL PALLADIUM’ ETF는 팔라듐 현물을 100% 편입한다. 그만큼 투자 위험도 높은 편이다.

장기적으로는 투자 리스크가 높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전기차 확대 등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팔라듐 가격이 언제 정점을 찍을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팔라듐값이 정점을 찍으면 대량 차익 매물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