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이 글로벌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는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1년7개월 만에 126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이 증권사가 국내 최초로 결성한 바이오 블라인드 펀드의 첫 성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비중을 낮추려는 노력의 결실이란 평가를 받는다.

메리츠證, 바이오 투자로 126억 수익 '잭팟'
메리츠증권은 2018년 5월 총 290억원 규모로 결성한 ‘메리츠-엔에스 글로벌바이오투자조합 1호’에서 1년7개월 만에 126억원의 투자 수익을 회수했다고 20일 발표했다. 메리츠증권은 이 펀드를 중소형 운용사인 엔에스인베스트먼트,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운용하고 있다.

이 펀드는 한국 증권업계에서 최초로 나온 미국 바이오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블라인드 펀드다. 블라인드 펀드는 투자 대상을 정해 놓고 자금을 모집하는 일반적인 펀드와 달리 투자 대상을 미리 정하지 않고 설정한 뒤 우량 투자 대상이 확보되면 자금을 집행하는 펀드를 말한다.

메리츠증권은 이 펀드를 통해 해외 비상장사 7곳과 국내 코스닥시장 상장사 에이치엘비에 총 175억원을 투자했다. 투자 당시 비상장사였던 미국 넥스트큐어와 콘스텔레이션제약 등 5곳은 미국 나스닥에 상장됐다. 투자 종목 가운데 에이치엘비, 넥스트큐어, 콘스텔레이션제약의 수익이 이번에 확정됐다.

메리츠증권은 기관투자가 및 소수 개인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국내외 바이오주 이외의 업종에 투자하는 신기술조합 상품도 내놓고 1000억원 이상 자산을 운용 중이다. 지난해엔 ‘메리츠-코레이트 신기술조합 제1호’를 통해 전자제품 부품업체인 나무가에 투자해 5개월 만에 20.4%의 수익을 냈다.

오는 4월 종금업 만료를 앞둔 메리츠증권은 다양한 대체투자처 발굴에 나서고 있다. 작년 10월엔 미국 항공기 리스업체인 ACG가 보유한 항공기 24대(약 8000억원)를 매입하며 항공기 금융사업도 꾸준히 하고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