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참전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달 200억원가량을 들여 장내에서 한진칼 지분 1%를 매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가 주식을 산 시점은 의결권 행사 기준일이자 주주명부 폐쇄일인 지난해 12월 26일 이전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 1%를 오는 3월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에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카카오 관계자는 한진칼 지분 매입에 대해 “지난달 대한항공과 맺은 업무협약(MOU)에 따라 협력 강화를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과 카카오는 지난달 5일 고객 가치 혁신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MOU를 맺었다.

한진그룹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사이에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경영권 확보를 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해온 KCGI(강성부펀드)와 최근 지분을 늘린 반도건설 등도 변수로 꼽히고 있다.

조 회장(지분율 6.52%)과 조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여겨지는 델타항공(10%)을 합치면 지분율은 16.52%다. 조 회장을 제외한 한진가(18.27%) 및 KCGI(17.29%) 등과의 지분율 차이는 1%포인트 안팎에 불과하다. 반도건설(3월 주총 의결권 기준 8.20%으로 추정)과 국민연금(4.11%) 등도 캐스팅보터로 꼽히지만 주요주주 간 근소한 지분율 차이를 감안하면 카카오의 등장은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새로운 변수로 여겨진다.

카카오 관계자는 “의결권 행사 여부와 관련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며 “백기사 할 생각도 경영권 분쟁에 개입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선 지난달 대한항공과 카카오가 MOU를 체결한 것을 고려하면 일단 조 회장 측에 유리한 게 아니냐는 분석을 하고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